이마트 "본사 및 섬수점 부지 재개발, 그룹 전략적 자원 재배치 일환"
신평사 "외부차입 상당수준 증가 가능성...신용도 영향 미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이마트가 서울 성수동 본점을 매각한다. 이는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보유자산을 감안했을 때 최근 인수합병(M&A) 건에 따른 재무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외부차입 증가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오는 9월 서울 성수동 본점 매각을 위한 입찰을 오는 9월 실시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성수동 본점 매각 제안서를 부동산 전문 매각주관사 CBRE에 제출했다"며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사와 성수점 부지 재개발은 미래 온·오프라인 최강자 변신을 위해 노후화된 점포를 미래형 점포로 개발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수년 전부터 사전 계획 하에 진행되고 있는 그룹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 차원의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서울 성수동 본사 [사진=이마트] |
시장에선 이번 본점 매각 건을 두고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인수 자금 융통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매각 예상가는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0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고, 지난 27일에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 원에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두 건을 합해 4조 원에 육박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건으로 인한 회사의 재무적 부담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현재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동시에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회사의 전반적인 외부차입 규모가 상당수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마트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1조6000억 원 정도다.
이에 추가 점포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이마트는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투자 건 누적으로 투자∙재무 불확실성이 상당폭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보유점포 매각 등의 추가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한신평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가 수익 창출 강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마트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신세계그룹은 주로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매각 후 재임차) 방식을 이용, 자산유동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가양, 마곡, 부천, 하남, 평택 등에서 점포와 부지를 정리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10년 전부터 자산재개발 통해 디지털 기업 전환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해 왔기 때문에 자금 마련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신세계그룹 자산 규모가 총 46조 원 이상"이라며 "(재무부담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자산을 유동화한다는 것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거니까 기업 측면에선 좋은 이슈"라며 "이마트가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전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