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코로나19 감염 치료받다 사망…곧바로 화장"
"공관원·가족들, 경제사정 탓에 백신 접종 계획도 없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영사 아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의 고려인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19 감염증세로 입원치료를 받던 영사의 아내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며 "곧바로 화장했다"고 밝혔다.
북한 방역 요원들이 평양버스공장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0.12.15 |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친하게 지내는 북한 지인이 블라디보스토크주재 한 북한영사의 아내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알려줬다"면서 "이번 사망 사건으로 블라디보스토크는 물론 러시아에 주재하는 북한 공관원들이 코로나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의 아내 사망 소식은 공관회의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안다"며 "영사관측이 본국에서 파견된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인력회사 간부들에게 긴급통지문을 보내 영사관 가족중에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경각심을 높일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사망한 북조선 영사의 아내(40대 초반)는 2018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남편과 함께 해당 영사관에 파견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달 초순부터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코로나19증세를 보여 지난 15일 병원에 입원했는데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산 코로나왁찐(백신)을 접종하려면 1회에 7000루블, 미화로 95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2차까지 접종하려면 최소 190달러가 소요되기 때문에 경제사정이 어려운 북한 공관원과 그 가족들은 아직까지 코로나 왁찐 접종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망한 영사의 아내는 본국의 지시에 따라 즉시 화장하고 27일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증언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은 "요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 이런 와중에 북한영사의 아내가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져 블라디보스토크에 체류하는 북한사람들이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러시아가 개발한 왁찐이 있는데도 왁찐생산량이 부족하고 접종비용도 턱없이 비싸 블라디보스토크 일대에 비 접종자가 많은 상황에서 북한 영사의 아내가 코로나에 걸려 사망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또 "사망한 여성의 남편이 북조선영사관에서 무슨 업무를 담당하는 영사인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영사관 가족의 코로나사망 사건과 관련된 회의를 몇 차례 소집한 것은 분명하다"며 "북한 영사관 가족중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생기자 영사관에서 갑자기 회의를 소집하고 코로나19 비상방역을 강조하면서 영사의 아내가 사망한 사실이 널리 퍼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에서도 의료비가 비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종합병원에서 10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으면 평균 1만 달러 가까이 의료비용이 들고 입원중 사망하면 화장비용으로 따로 1000달러(약 100만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북한 파견노동자들은 물론 공관 직원들조차 몸이 아파도 차마 병원으로 직행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