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 수면제 먹인 뒤 물에 빠트려 사망…거짓 신고
檢 조사 결과 부모님 유산 노린 계획적 범행으로 드러나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30대 후반 지적장애 동생의 실종 신고를 한 친형이 수사 결과 자신이 직접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서정식 부장검사)는 27일 이모(44) 씨를 살인 및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사진=뉴스핌DB] |
검찰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 강제수사 방향 등은 물론 사건 송치 후 보완수사 사항을 함께 협의하며 긴밀한 수사협력 체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송치 후 과학수사를 포함한 다각도의 보완수사를 진행한 결과 피고인의 살인 고의와 방법 등 중대범죄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살인 과정에서 저지른 마약범죄를 추가 인지해 기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17년 6월 부모가 사망하면서 지적장애 동생인 이모(38) 씨와 함께 상속인이 됐고, 형 이 씨가 재산 대부분을 상속받았다.
그러다 형 이 씨는 동생의 후견인인 C 사회복지법인으로부터 상속재산분할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당했다. 형 이 씨는 모든 상속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동생 이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형 이 씨는 올해 6월 28일 새벽 12시 14분~1시 17분경 경기 구리시 소재 천변에서 자신이 건넨 술에 탄 음료를 마신 동생 이 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의 수면제를 약이라고 속여 먹인 후 깊은 잠에 빠지자 물에 빠트려 익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이후 형 이 씨는 같은 날 오전 2시 50분경 "함께 사는 동생이 영화관에 간다며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거짓으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동생 이 씨의 행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형 이 씨가 거짓말한 정황이 드러나자 감금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같은 날 동생 이 씨는 강동대교 북단 한강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달 2일 형 이 씨를 장애인복지법상 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동생 이 씨의 몸에선 수면제가 검출됐다. 형 이 씨는 지인에게서 수면제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형 이 씨의 행적과 휴대전화, 컴퓨터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