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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이르면 내달 통화정책 긴축에 나설만한 분위기가 내부에서 조성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 외로 급등한 데다 고용도 사상 최고로 빠르게 늘며 일부 정책 위원들 사이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이틀간의 지표는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대비 2.5%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영란은행의 목표 2%를 상회했으며, 기업들의 고용 속도 역시 사상 최고에 이르며 임금 상승률을 부채질했다.
이 때문에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 중 두 명이 통화정책 긴축에 나설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트레이더들 사이 영란은행이 연준보다 1년 가량 앞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베팅도 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씨티그룹의 전 이코노미스트이자 MPC 외부위원인 마이클 손더스는 정책위원들이 채권매입 규모를 향후 1~2개월 내에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하루전인 14일에는 데이브 람스덴 영란은행 부총재가 "당초 생각보다 자산매입 축소 여건이 빨리 조성됐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같은 발언들이 MPC 내 변화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한달 전인 6월만 해도 두 위원 모두 1500억파운드(약 237조원)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하는데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달에는 앤디 홀데인 위원만이 자산매입 유지에 반대표를 던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댄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상당한 변화"라며 "손더스는 과거에도 위원들 사이 변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최소한 8월에는 매파적 기조로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에 위치한 영란은행 청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 전략분석가는 역시 "손더스 위원이 자신의 방식에 얽매이기 보다 여러 데이터에 비춰 자신의 견해를 바꾸는 인물로 평가된다"며 그의 발언이 MPC 내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영란은행의 매파 전환에 대비해 파운드 대비 유로에 대한 숏(매도) 포지션을 추천했다.
시장 트레이더들 사이 영란은행의 금리 인상 관측 시기도 앞당겨졌다. 통신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르면 내년 5월 BOE가 현재의 0.1%로 사상 최저인 금리를 15bp(1bp=0.01%포인트) 올릴 걸로 전망했다.
손더스의 발언에 영국 국채 가격도 급락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5bp 오른 0.13%로 치솟았는데,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5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차례로 긴축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양적완화 축소의 첫걸음을 뗐다. BOC는 14일 금리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연 0.25%)를 동결했지만 국채 매입 규모를 매주 20억캐나다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캐나다는 지난 4월 주요국 중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개시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아예 채권매입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해왔던 채권 매입을 적어도 오는 23일부터는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18억 뉴질랜드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오다 이후 2억 뉴질랜드달러 정도로 매입 규모를 줄여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