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 RFA 인터뷰
"올 8~10월 식량부족 겪을 것…중국 지원 받는 수밖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시장활동이 위축돼 주민들의 식량 구매가 더 어려워졌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상황 등이 맞물려 북한의 시장활동이 굉장히 줄어들었다"며 "그러다 보니 주민들에게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지난 6월 14일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0~2021 북한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21년 110만 톤의 곡물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20만톤 정도는 수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렇다 해도 북한 주민들의 두 달치 식량에 해당하는 86만 톤 정도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FAO는 "부족한 식량 확보에 실패할 경우 올 8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최근 노동당 전체회의에서 "식량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며 식량부족을 시인했다. 김 위원장은 "식량 사정이 어려운 주민에 대해서는 소위 군량미(2호미)를 풀어서라도 식량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 원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가을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또 2017년 하반기부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제가 본격화돼 국제사회의 식량지원도 과거에 비해서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제대로 식량을 수입할 수 없었고, 그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말까지 북한이 상업적으로 식량을 수입한 실적은 전혀 없다"라고 부연했다.
또 "코로나19 대유행 상황하고 맞물려서 국경이 봉쇄됨으로 해서, 시장활동이 굉장히 줄어들었다"며고 말했다.
권 원장은 "그러다 보니 시장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식량을 구매해야 할 주민들에게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 없는 것"이라며 "구매력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북한 전체주민은 아닐지 몰라도 배급이 나오지 않는 주민들은 식량사정이 굉장히 어렵다"고 언급했다.
특히 "양강도, 함경북도, 자강도 또 평안북도 일부 이런 지역 주민들은 식량사정이 더 어렵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식량지원 그것도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도 북한의 요청을 거절하기에는 너무도 정치적인 부담이 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응할 것이며, 상당히 많은 양의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이 북한에 지원을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지원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며 "북한이 식량을 제외한 식품류를 중국에서 통상 수입을 하는데 북중 교역이 막혔다. 중국이 이런 식품류까지 북한에 지원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