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균호' 무림페이퍼·P&P 올 하반기도 여전히 '우울'
제지 중심 수직구조 체질개선 시급, 친환경 소재 개척 '사활'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무림페이퍼, 무림P&P, 무림SP 등 무림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올해 하반기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림그룹 창업자 이무일 전 회장의 손자 이도균 대표는 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이도균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첫 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 경기침체 해소 국면에 접어든 올해 1분기의 경우 '원자재 쇼크', '해운대란'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악재는 여전하다. 제지일변도 사업구조 탈피라는 중책을 짊어진 '3세 경영' 이도균 대표의 어깨도 한결 무거워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무림페이퍼의 인쇄용지 생산공장 모습 [사진=무림그룹] 2021.06.25 photo@newspim.com |
◆코로나19 여전한데··· 원자재 쇼크, 해운대란 '이중고'
28일 무림그룹 및 제지업계에 따르면 제지업계를 강타한 원자재 쇼크와 해운대란의 충격은 여전하다. 그 때문에 무림페이퍼, 무림P&P, 무림SP 등 무림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이번 2분기 실적 반등도 좀처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무림그룹의 맞형인 무림페이퍼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9.6% 감소한 2432억원이다. 영업손실은 98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9497억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래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0%나 감소한 273억원이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무림페이퍼 분기별 실적 추이 |
무림페이퍼는 인쇄용지 시장 국내 1위다. 전체 매출액 80%가량이 인쇄용지다. 온라인 업무 확대, 출판시장 쇠퇴 등으로 인쇄용지 수요는 감소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덮치면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국내 유일 펄프업체 무림P&P도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6.3% 감소한 1379억원, 영업손실 89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무림P&P 전체 매출액은 5279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7%나 줄었다. 백상지, 아트지를 생산하는 무림SP의 지난해 매출액은 9.1% 감소한 1254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이다. 원자재 부담 감소로 전년도 12억원보다는 크게 늘었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무림P&P 분기별 실적 추이 |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코로나19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세계적인 백신 접종 확산, 각 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경기침체는 크게 반등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각종 원자재 가격이 폭등 양상이다. 무림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1분기 실적에도 원가 압박의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주요 제지업체 중 무림그룹의 경우 무림페이퍼, 무림P&P, 무림SP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제지 관련 업종으로 이들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결정 짓는다. 자체 조림, 펄프 생산에서 인쇄지, 산업용 특수지를 생산하는 수직적 구조다. 경쟁업체들에 비해서도 대규모 경기침체나 이번과 같은 원자재 쇼크에 취약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기준 국제 펄프가격은 톤당 925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8%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로 매월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특히 무림그룹 계열사들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는 해상 운임이다. 전체 매출 50% 이상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해운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월 셋째주 들어 3748.36으로 지난해보다 4배 증가했다.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무림그룹 입장에선 제지원료인 펄프, 우드칩(펄프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 비용이 그만큼 크게 증가했다는 뜻이다.
제지업계는 이달 들어 종이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한솔제지가 지난 4월 감열지, 백판지 등 품목에 대해 10%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일부 거래선에 대해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무림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 원가 상승분을 상쇄할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량 증가 등으로 산업용 포장재 수요는 커지고 있는 데다 인쇄용지도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도 "펄프 및 폐지 가격, 해운 및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도균 무림페이퍼, 무림P&P, 무림SP 대표 [사진=무림그룹] 2021.06.25 photo@newspim.com |
◆제지일변도 체질개선, 어깨 무거운 '오너 3세'
이도균 무림페이퍼, 무림P&P·SP 대표의 고민도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 이어 여전한 상황이다. 이도균 대표는 창업주 이무일 전 회장의 손자로 이동욱 회장의 외아들이다.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 입사로 경영수업에 첫 발을 들였다. 원만한 성품과 소통능력으로 그룹 내에서 호평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지사업본부장, 일관화건설본부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드러난 것처럼 제지사업 위주 무림그룹의 체질 변화라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졌다.
무림그룹은 신사업으로 친환경 소재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펄프 및 부산물을 각 산업 및 소비재의 친환경 제품으로 적극 활용하는 차원이다. 자원 리사이클링, 탄소배출 저감 등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과도 맞물린다.
무림그룹은 지난해 친환경 브랜드 '네오 포레'를 론칭했다. 100% 생분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일회용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대체한다는 목표다. 이를 활용한 종이컵, 종이빨대, 택배용 완충재 등을 출시한 가운데 최근 펄프를 활용한 '우드 플라스틱' 소재 옷걸이를 코오롱 등 패션업체에 납품하기도 했다.
펄프 생산공정의 부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필름, 복합소재 연구개발도 추진 중이다. 무림그룹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해운 시장의 변동성이 커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친환경 소재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게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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