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특별연장근로 등 보완제도 활용
애로기업에 컨설팅 제공…고용현장 안착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정부가 5~49인 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제도 시행을 당초 계획대로 계도기간 없이 다음 달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업에 대한 근로시간 준수 컨설팅 등 지원에 집중해 현장 안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16일 5~29인 주 52시간제 현장지원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 브리핑을 주재한 권기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이제 7월이면 5~49인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며 "정부는 기업에서 그동안 보완된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5~49인 기업 주 52시간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의 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준수 중'이라고 응답했고, 90% 이상이 7월부턴 '준수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2020.07.07 jsh@newspim.com |
이에 계도기간을 부여해 근로시간 단축을 미루는 대신, 현장 안착을 위한 기업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현재 2주에서 6개월 단위까지 가능) ▲연구개발(R&D) 등에 선택근로제 3개월까지 허용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 등 주 52시간 보완제도를 마련해 왔다.
전체 5~49인 사업장의 95%에 해당하는 5~29인 기업은 2022년 말까지 근로자 대표와 합의하면 1주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를 통해 최대 60시간까지 가능하다.
기업이 바뀐 제도의 내용이나 활용 방법을 잘 모를 수 있는 점에 대비해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에 구성된 '노동시간 단축 현장지원단'을 최대한 가동해 안내할 방침이다. '업종별 설명회'를 지역단위로 확산해 뿌리산업과 같은 취약업종 기업에서 개편된 제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밀도 있게 지원한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 과정에서 추가 인력이 필요한 기업에는 신규 채용자 인건비를 계속 지원한다. 여기에 인력 수요를 파악해 고용센터를 통해 전문 인력 알선과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력난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각종 지원 사업을 연계한다.
송출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방역상황이 양호한 국가를 중심으로 신속한 외국인력 도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내국인을 구하기 어려운 뿌리기업이나 지방소재 5~49인 기업에 외국인력이 우선 배정될 수 있도록 한다.
추가 8시간 연장근로가 불가능한 30~49인 기업 중 외국인력 도입이 예정됐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입국이 지연돼 업무량이 폭증하게 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근로시간 단축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근로시간 단축 정착지원금, 1인당 120만원)과 정부조달 가점, 정책금융 우대 등도 지속한다.
중기부는 중소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주52시간제 도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 우대와 기술보증기금 우대보증 사업은 연말까지 연장한다.
권기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연간 근로시간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개 회원국 중 맥시코, 칠레 다음으로 길고, OECD 평균보다 300시간 이상 긴 상황"이라며 "이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장시간 근로 개선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에 틀림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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