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모래포집기로 모래 모아 복원
복원 해안사구에 갯그렁 등 10종 유입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태안 해안사구가 20년만에 축구장 9배 넓이로 복원됐다. 복원지는 사구식물종 서식지 및 탄소흡수원 역할이 기대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송형근)은 2001년부터 20년간 기지포 등 태안해안국립공원 해안사구 14곳을 복원해 사구식물종 서식지 면적 6.575헥타르(ha)를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1헥타르는 1만㎡이며 이번에 확보한 면적(6만5750㎡)은 축구장 9배 면적과 비슷하다.
해안사구는 모래가 바람에 날려 만들어진 언덕이다. 자연재해로부터 주민들이 살고있는 마을을 보호하는 자연방파제 역할을 하고 해안사구의 높이만큼 높아진 육지는 지하수위를 끌어올려 많은 양의 담수를 저장한다. 해안지역 거주민과 서식 생물에 필요한 물을 공급한다.
해안사구 토양은 모래로 이뤄져 있어 수분과 영양분이 낮고 염분, 강한 바람과 강한 햇빛 등 환경이 열악하다. 일반적인 생물 서식에 부적합한 지역이지만 사구에 적응가능한 특정 동·식물이 살며 육상이나 해양과 다른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마검포 지역 태안사구 복원 모습 [자료=국립공원공단] 2021.06.16 fair77@newspim.com |
태안해안 일대 해안사구는 1970년대부터 인공구조물이 설치되면서 파도 방향이 바뀌고 바닷모래 채취, 하천 퇴적물 유입 감소 등 이유로 침식이 빨라져 훼손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1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침식된 해안사구인 기지포, 삼봉 등 14곳에 모래포집기를 설치,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복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모래포집기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약 1.2m 높이의 울타리다. 해안가에 갈지자(之) 형태로 설치해 두면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걸려 그 자리에 쌓이게 된다.
설치된 모래포집기의 총 길이는 약 10.7km이다. 퇴적된 모래량(부피)은 약 7만8900㎥로 25톤 트럭 4,641대 분량과 맞먹는다. 복원된 해안사구에는 통보리사초, 갯그령 등 10종의 사구식물이 자연적으로 유입돼 사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도 해안사구 복원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17일 오후 태안군 안면읍 기지포 해변에서 해안사구 복원 행사를 시작으로 총 넓이 9,000㎡의 사구를 복원할 예정이다.
복원 대상지는 바람에 의한 침식, 탐방객 출입 등으로 훼손된 태안 기지포(5,000㎡), 먼동(2,000㎡), 굴혈포(2,000㎡) 3곳이다. 국립공원공단은 2025년까지 전국 해상‧해안 국립공원 해안사구를 지속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20년간 해안사구 복원과 생물서식지 확대 사례를 토대로 앞으로도 다양한 유형의 훼손지를 복원할 예정"이라며 "생물다양성 증진뿐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탄소흡수 역할 증대에도 더욱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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