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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각국 정부가 공급한 유동성이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며 2008년 금융위기 이전처럼 경고 신호가 잡히고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밝혔다.
15일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상당수 국가의 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거품이 많이 낀 뉴질랜드·캐나다·스웨덴 등의 주택 시장에서 거품 경고 신호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도 위험 측면에서 상위권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집값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는 소식이다.
2008년 수준을 넘어선 주택 감당 비용 [자료=블룸버그 이코노믹스] |
니라즈 샤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가지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진단하고 "사상 최저 금리, 유례없는 재정 부양책, 보증금으로 바로 사용 가능한 풍부한 저축액, 부족한 주택 재고,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모두 집값 급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에서 주택 구매자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주거 공간 이외에 업무용 추가 공간이 필요한 재택근무 근로자들의 수요 증가 또한 집값 고공행진을 부추기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국가별 부동산 가격의 이른바 '거품 순위'를 매기기 위해 다섯 가지 지표를 종합했다. 집값 상승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집값을 월세로 나눈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Price-to-rent ratio)과 집값을 소득으로 나눈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rice-to-income ratio) 등을 활용했다.
통상 집값이 소득이나 임대료보다 빠르게 오랫동안 상승하면 주택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블룸버그는 수치가 높을수록 조정을 받을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는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상당수 OECD 회원국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이러한 비율들이 더 높게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나타내는 지표가 상승하고 ▲일반적으로 대출 기준이 과거에 비해 높으며 ▲신중한 거시정책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떨어질 트리거(방아쇠)가 분명히 보이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주택시장은 붕괴보다는 냉각의 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 사이클과 함께 집값이 동시에 호황을 맞으면 위험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입비용이 오르기 시작하면 금융안정을 지키기 위해 시행된 광범위한 조치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이 중대한 시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