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전기자의 체험기]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내비게이션 없이 여행해봤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주말 아침부터 짜증이 밀려왔다. 에어컨을 틀어도 푹푹 찌는 날씨까진 참을만했다. 하지만 분노를 일으키는 건 따로 있었으니...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고 차선 변경을 하려고 할 때마다 '엉금엉금' 기어가듯 천천히 달리던 차(車)들이 갑자기 앞 차량과 스킨십이라도 할 기세로 바짝 붙어서 절대 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결국 목적지까지 수 km를 돌아와야 했다. 초행길이었지만 다행히 내비게이션 덕분에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광 모래미 해수욕장에 쪼그려 앉아있는 전기자. 대변 보는거 아니다. 이곳에 왜 오게된 건지 읽어보면 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짜증 나는 기분을 해소시킬 방법이 필요했다. 카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삼키며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바다와 여행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무료했던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무계획 여행이었던 만큼 대책 없이 떠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스마트폰·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종이 지도와 표지판만 보고 떠났던 '그 시절, 그 감성' 여행을 해봤다.

◆ 가장 행복했던 그 시절, 그 여행지

어릴 땐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이 떠나던 여행을 좋아했다. 처음 무계획 여행을 떠났던 건 수능이 끝난 직후였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아무런 정보도 없이 친구와 무작정 버스터미널에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 아무거나 타고 가자며 전남 영광군으로 떠난 적이 있었다. 가족여행을 제외하곤 타지역 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었다.

처음 보는 마을, 낯선 냄새, 생소한 음식을 통해 가슴이 설렜다. 그 설렘이 좋아서 대학생 때는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나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내려 숙박을 하곤 했다. 막상 기차에 내려도 볼 것도 없다고 후회하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그 자체도 청춘이니까 가능한 것이라 여기며 행복했다.

사소한 것에도 가슴이 뜨겁던 시절도 잠시 직장인이 된 순간 설렘은 점차 사라져갔다. 짧은 휴가를 최대한 알차게 보내기 위해 무계획 여행은 사치였다. 어느새 내 여행은 평소에는 갈 수 없었던 북적이는 여행지, SNS에 떠오르는 숙소, 사진이 예쁘게 찍히는 식당으로 향했다. 그것이 알찬 여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짧은 연휴의 아쉬움 때문인지, 더 잘 놀아야 된다는 강박 때문인지 연휴 끝엔 늘 공허함이 가득했다. 나이가 들수록 웃음이 사라진다는데 추억거리도 하나 만들 겸 생전 처음 무작정 떠났던 여행지 '영광'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 스마트폰을 껐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에 가족여행을 할 때면 아버지는 차에서 저런 지도를 펼쳐보시곤 헤매지도 않고 전국 곳곳을 다니셨다.[사진=독자 제공] 2021.06.08 kh10890@newspim.com

핸드폰을 아예 가져가지도 않을 생각이었지만 차를 끌고 이런 여행은 난생처음이라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대비해 전원만 잠시 꺼두기로 했다.

시동을 건 순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목적지를 정하면 홀가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영광으로 가는 방법을 몰랐다. '한 번만 내비 켰다가 다시 끄면 되잖아'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는듯 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출발했다. 영광으로 도착하지 않아도 무계획 여행의 취지에 맞다고 위안을 삼았더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 표지판이 안내하는 대로

어디로 갈지 계획이 없어 직진만 하는 운전을 하고 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글쓰기에 앞서 고백한다.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매번 운전할 때마다 겪는 스트레스다. 분명 오른쪽으로 빠지라는 소리를 듣고 빠졌는데 100m를 더 가서 빠졌어야 했다고 다시 경로를 알려준단다. "자기가 똑바로 알려줄 것이지" 내비게이션에 화를 내곤 했다. 이 정도로 '길치'다.

이런 나에게 표지판만 바라보고 이동하라는 건 엄청난 도전이었다. 사실상 오늘 안에 도착 못 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가야 했다(사실 국도로 가라고 해도 어딘지 모른다). 휴게소든 톨게이트에서든 물어볼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하늘도 불안한 내 마음을 알았을까. 운 좋게도 직진만 했을 뿐인데 영광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였다. 출발 전 핸드폰 지도 앱으로 도착 예정시간을 검색했을 때 1시간 10여분 걸린다고 적혔지만 원하는 목적지도 아닌 영광에 들어선 것만 해도 2시간 30분이 걸렸다. 그래도 도착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공이었다.

아버지는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어떻게 표지판만 보고 전국 곳곳을 안 헤매고 다닐 수 있었나 새삼 감탄하게 됐다.

◆ 길에서 만난 사람들

11년 전 처음 무계획 여행을 떠났던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향하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설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영광에 도착하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생겼다. 바로 '백수해안도로'였다. 처음 무계획 여행을 떠났던 11년 전의 나는 시간은 있지만 돈은 없었다. 친구와 택시비 절반씩 부담하고 탈까 했지만 그럼 며칠 치 용돈을 당겨 써야 했기에 "우리가 돈이 없지. 시간이 없냐"며 버스를 탔다.

동네 주민에게 몇 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지 물어서 도착한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지만 내리자마자 10분 뒤 다시 탑승하지 않으면 막차가 끊긴다는 버스기사의 말에 1박 할 돈이 없어 곧바로 탑승했다. 이렇게 첫 무계획 여행은 10분의 즐거움으로 끝을 맺었다.

아무도 안다니는 곳에 표지판이 있었다. 내비게이션 없이 찾아가기가 정말 어려웠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다시 언젠가 돈도 생기고 시간도 많을 때 오겠노라 다짐했지만 돈이 생기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생기면 돈이 없어서 이곳으로 여행을 미뤄왔지만 이날이 그토록 다짐했던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 바로 그날이었다.

좁은 골목길로 향하니 마을이 보였다. 주민에게 백수해안도로를 가는 방법을 물었다. 손가락을 쭉 뻗으며 "저쪽으로 쭉 가서 쭉 가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알려주신 방법으론 도저히 못 찾아갈 것 같다고 하니 일단 직진을 쭉 하면 된다고 해서 "망했네"라고 생각하고 시동을 거는데 옆에서 듣던 중년 아저씨가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덕분에 헤매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다.

◆ 무계획의 묘미...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것

조개 줍는게 재밌는 정신연령은 어린 30살의 전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11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어떻게 변했을지. 아직도 아름다웠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지 상상하며 도착한 해안도로는 좌절 그 자체였다. 늦게 도착한 탓에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빠져 있었고, 갯벌만이 가득했다.

허탈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11년 만에 온 건데 그대로 돌아가긴 아쉬워 모래미 해수욕장이라는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갯벌의 작은 게들이 반겨줬다. 이 조그마한 녀석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힐링이 됐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녹았다. 게다가 조개 캐는 아이, 강아지와 해변 산책 나온 부부를 보니 바닷물이 있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나 이렇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륙에 사는 사람은 공감할거다. 바다 구경하기가 어려워서 해수욕장에서 게, 물고기를 보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다. 같이 놀고 싶었을 뿐인데 게가 도망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바닷물이 빠진 바다는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지만 모래미 해수욕장은 달랐다. 오히려 물이 빠진 뒤에야 진짜 즐길 수 있는 조개잡이 체험이 있었다. 만원만 내면 조개잡이에 필요한 조개 갈퀴와 그물망을 이곳 어촌계에서 대여해 준다고 했다. 어촌계 관계자는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내는데 일품인 동죽과 백합이 조금만 파도 감당 못할 정도로 많이 나온다고 체험 한번 하고 가라고 했지만 계획 없이 온 탓에 갯벌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눈으로만 보겠다고 했다.

체험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조개 캐는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또 오면 되는 거니까. 다음이 11년 만이 아니길. 

◆ 떠나기 전 '영광 굴비' 먹방은 여행의 국룰

여자친구와 굴비정식 2인분을 시켰다. 가시 발라준다고 내 접시로 가져가놓고 실수로 3마리를 내가 먹어버렸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또다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몇 시간이 걸릴지 몰랐기에 어촌계 사무실에 들어가서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돈가스, 초밥, 파스타, 굴비 중에 어떤 걸 좋아하냐고 고르라길래 영광에 왔으니 당연히 굴비를 먹고 싶다고 했다.

문제는 가게 이름은 알았는데 가는 길을 또 찾아가는 게 문제였다. 가는 길목마다 'OO굴비' 가게를 아냐고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그 집은 유명하기만 하지 맛없다기에 불안해졌다. 그래도 유명한 곳은 찾아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1만 5000원짜리 정식을 시켰다.

남도음식의 명성에 걸맞게 뭐부터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 들 정도로 다양한 반찬과 군침을 자극하는 굴비가 나왔다. 생각보다 그리 특별한 맛은 아녔다. 집에서 늘 먹던 맛이었다.

비록 예상 소요시간보다 몇 시간이 늦게 도착했지만 결국 영광에 도착해서 이런 것도 봤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거니까.[사진=전경훈 기자] 2021.06.08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길치에게 무계획 당일치기 여행은 대단한 도전이었고, 힘든 결정이었다. 소중한 주말을 자칫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하지도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닐까 했다. 예상시간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다행히 내가 원하는 장소로 정확하게 도착했다.

내비게이션을 보고 목적지를 찾아가다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경로를 이탈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거다. 길을 안내해 준 대로 잘못 갔다고 해서 내비게이션이 "으이그.. 알려줘도 못 찾냐? 당신은 실패자야"하고 말하지 않는다. 재빨리 경로를 안내해 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도전을 했을 때 실패했다고 당신의 인생이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는 거다. 내비게이션이 다시 길을 되찾아주듯 인생도 목적지까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다시 목적지까지 되찾아가면 된다.

kh108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사진
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