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는 이준석 돌풍 그치면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각 캠프들 "쇄신, 신선함 없다면 흥행이라도 돼야 승부"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붙는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한 뒤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다시 확대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통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180일전인 오는 9월 10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경선 후보 선출일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당무위 투표를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180일이 원칙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민주당 지지도가 한창 높던 시절 마련된 규칙이라는 것도 경선 연기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지지도 1위인 이재명 지사가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한 만큼 연기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경선 연기 주장 목소리는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의 '이준석 돌풍'과 맞물려 힘을 얻고 있다. '혁신'과 '쇄신'이란 단어를 민주당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면 '흥행'에서라도 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05.20 leehs@newspim.com |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인 국민참여경선은 당원투표와 함께 일반 유권자로 구성된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해 진행된다. 선거인단 모집과 투표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 재선 의원은 지난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선 기간을 늦춘다면 더 많은 후보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고, 이 또한 민주당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선 연기 반대 의견을 표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 측이 논의 창구를 성급히 닫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재선 의원은 "경선 연기를 한다고 해서 경선 결과가 뒤집히거나 할 것 같진 않다"며 "이 지사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통 큰'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4선 중진 의원은 "경선 규정이 정해질 당시 상황과 지금 상황은 너무 다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당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에 육박했고, 차기 주자 조사에서도 이낙연-이재명 두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고, 민주당 지지도도 예전만 못하다.
그는 "이준석 돌풍, 윤석열·안철수·국민의힘 후보 간의 단일화까지, 흥행 포인트는 야당이 쥐고 있다"며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것도 아닌 만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권리당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민주당 권리당원 모임'은 4일 오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경선흥행과 자강이 필요하다"며 "2020년, 2021년 코로나19 상황에서 진행된 온택트 전당대회는 사실상 '우리만의 잔치'였지,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회에서 경선 연기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달 중순 출범하는 대선기획단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대표 취임 직후 경선 연기론에 대해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보다는 한층 누그러진 반응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모임 회원들이 4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경선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 2021.06.04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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