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물에 대한 정부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 침해"
"지나친 역사 왜곡 등은 방심위 심의 대상"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SBS '조선구마사'와 JTBC '설강화(6월 방영 예정)'에 대한 방영·제작 중단 국민청원에 청와대가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청와대는 14일 오후 24만명이 동의한 '조선구마사 방영 중단' 청원과 22만명이 동의한 '설강화 촬영 중지' 청원에 이같이 답변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
앞서 지난 3월 조선구마사는 '중국의 한국 역사왜곡 논란에 힘을 실어주는 드라마'라며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SBS가 드라마 폐지를 결정했지만, ▲작가 방송계 퇴출 ▲SBS 방송사 재허가 취소 촉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달 설강화도 역사왜곡 논란이 제기됐다. 설강화는 여대생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남자주인공을 여자주인공이 치료해주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남자주인공은 운동권 학생이지만 사실은 간첩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어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직후 JTBC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방송법' 제4조는 방송사의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법률에 의하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특히 창작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정 제작물이 논란에 휩싸였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방영·제작 중단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청와대는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는 "지나친 역사 왜곡 등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저해하거나 심의 규정을 위반하는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심의 대상이 된다"고 부연했다. 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이미 방영된 조선구마사 관련 시청자 민원은 5000여 건에 달한다.
하지만 5기 방심위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관련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향후 구성되는 즉시 안건을 상정하여 방송 심의 규정 위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이나 방심위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방영된 방송의 공정성·공공성 및 공적 책임 준수 여부를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문화창작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보다 건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