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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논란의 대가…'조선구마사' '헤이나래' 폐지 수순

기사입력 : 2021년03월26일 15:50

최종수정 : 2021년03월26일 15:5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역사왜곡 논란으로 반중정서를 자극한 '조선구마사'와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헤이나래'가 연이어 폐지를 결정했다. 극도로 민감한 시청자들의 정서를 건드린 경솔함의 후폭풍이 거세다.

◆ 단순 역사왜곡 아닌 반중정서 자극…결국 '초유의 사태'

역사왜곡과 신 동북공정 의혹으로 인한 반중정서를 자극했다는 지적 속에 '조선구마사'가 결국 폐지 사태를 맞았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이 작품에선 역사 속 실존 인물이 태종과 양녕, 충녕대군을 등장시키는 동시에 조선을 배경으로 좀비와 흡혈귀의 특성을 모은 생시를 물리치는 설정을 가져왔다. 하지만 태종과 충녕대군(세종)의 캐릭터와 설정이 실제 역사와 현저히 다르게 표현되며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선구마사' 포스터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2021.03.25 89hklee@newspim.com

특히 충녕대군이 서양 구마사를 맞으러 간 장소는 국경 부근의 의주 지역이라고 설명됐지만, 현재 민감한 이슈인 신 동북공정 논란과 맞물려 문제가 됐다.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서 중국의 음식과 문화가 우리 나라의 것인양 묘사됐기 때문. 급기야 시청자들은 tvN '철인왕후'로 전적이 있었던 박계옥 작가의 집필 의도를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박계옥 작가가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던 쟈핑코리아가 중국 콘텐츠 제작사라는 점에도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쟈핑코리아는 25일 "최근 계약을 맺은 박계옥 작가는 소속 작가가 아니다"며 "향후 기획하고 있는 현대극에 대한 집필만을 단건으로 계약한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1주 결방으로 재정비를 염두했던 방송사와 제작주체들은 결국 드라마 폐지 가닥을 잡았다. 26일 S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SBS 측은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면서도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조선 기생집에 중국 소품을 사용한 '조선구마사'의 장면 [사진=SBS '조선구마사' 캡처] 2021.03.24 alice09@newspim.com

항간에서는 SBS를 통해 국내에 방송이 되지 않을 뿐, 해외 판권 등 수출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조선구마사' 제작사 측은 26일 드라마 제작이 중단됐음을 알렸다. 이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분들과 관계자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사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관련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려갈 예정이다. 공동제작 및 투자에 참여했던 롯데컬처웍스도 이날 모든 결정을 철회했으며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 박나래 성희롱 논란…'나 혼자 산다' 등 타 프로그램으로 번질까

폐지를 맞은 비운의 프로그램이 또 있다. TV 드라마인 '조선구마사'와는 포맷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초유의 상태를 맞게 된 양상은 비슷하다. 성희롱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며 시청자들의 비난에 부딪혀 결국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 당사자인 박나래를 비롯해 함께 출연한 헤이지니,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한 '헤이나래' 측도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박나래는 25일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제작진으로부터 기획 의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소품들을 전해 들었을 때 본인 선에서 어느 정도 걸러져야 했고,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죄했다.

'헤이나래' 제작진도 이날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큰 잘못을 통감하고 이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알렸다. 동반 출연한 헤이지니 역시 SNS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거듭 사과한 박나래는 자필 사과문을 통해서도 한 차례 더 고개를 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박나래가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하차한다. [사진=웹예능 '헤이나래' 캡처] 2021.03.25 alice09@newspim.com

'헤이나래'는 CJ ENM의 디지털 예능 채널 스튜디오 와플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박나래와 키즈 유튜버 헤이지니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명백히 과도했던 성희롱 발언과 행동을 사과했지만 프로그램 폐지가 결정된 이후에도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등 박나래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 온라인 게시판에 박나래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됐다.

업계 일부에서는 시청자들의 반응과 여론에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한다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도 없는 것이란 의견도 다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이 기획 단계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서 이번 사태를 바라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상파 뿐만 아니라 케이블 채널, 종편, 유튜브 등 웹 콘텐츠까지 결국은 여론의 향방에 따라 프로그램이 운명을 달리했다. 향후 방송사와 제작사 입장에서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더 커진 상황. 다만 앞서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한 예능에 일부 출연자의 하차 요구가 빗발쳤던 사례는 비단 박나래 뿐만이 아니다. '동북공정'이나 '성희롱' 같은 결정타를 맞기 이전에, 과연 제작 주체들이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신중히 귀 기울여왔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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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p↓, 26.9%…"김 여사 논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8일~2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9%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2%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0%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5%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5.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9.9% '잘 못함' 80.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6%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1% '잘 못함' 82.9%, 50대는 '잘함' 25.7% '잘 못함' 74.3%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2.2% '잘 못함' 67.3%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0.5% '잘 못함' 54.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5.1%, '잘 못함'은 74.0%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7.8% '잘 못함' 70.8%, 대전·충청·세종 '잘함' 21.3% '잘 못함' 77.9%, 강원·제주 '잘함' 32.7% '잘 못함' 64.9%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2.1% '잘 못함' 67.1%, 대구·경북은 '잘함' 36.8% '잘 못함' 62.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3.2% '잘 못함' 85.0%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3% '잘 못함' 72.1%, 여성은 '잘함' 27.5% '잘 못함' 71.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이치모터스·명품백 논란, 선거 관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빈손 회동'이후 당정 갈등 심화로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과 영남권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며 "불통이라는 것은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한 사과를 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민 인식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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