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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열풍, 왜?] '벼락거지' 됐는데 코인이라도?…가상화폐 도전기

기사입력 : 2021년05월10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05월10일 06:00

기자의 가상화폐 투자 체험기...하룻밤 새 '국밥 13그릇'

[편집자] 가상화폐 열풍이 뜨겁다. 비정상적인 가격 급등에 너도나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박을 꿈꾸든, 소소한 용돈벌이든 돈을 벌기 위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이미 일부 국가에서 화폐 대신 '자산(asse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투자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전히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투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수익보다는 손실을 봤다는 의견이 많음에도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에 뉴스핌은 실제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시민들을 만나 가상화폐 열풍의 현실을 조명하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아직도 코인 안 하는 흑우 없제?"

얼마 전 한 지인이 가상화폐로 수십만원을 벌었다며 보낸 메시지에 눈이 번쩍 뜨였다.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뜻하는 '호구' 대신 사용한 '흑우' 표현에 지난 1월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던 지인들의 승전보가 불현듯 떠올랐다. 

"재미삼아 한번 해봐라"는 권유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울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강남 어느 아파트 실거래가는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었지만 '영끌'(영혼을 끌어 모아 집 구매)을 해도 웬만한 전세도 구할 수 없는 현실에 억울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나 보다.

말로만 듣던 '벼락거지'의 주인공이 나였음을 깨달았다. 벼락거지는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주식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자조하는 말이다. 한눈팔지 않고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는 것이 정답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남들보다 뒤처지고 있었던 것이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300만원으로 시작…하룻밤 새 13만원 수익

부랴부랴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앱을 다운로드 받은 뒤 평소 사용하던 은행계좌를 연결하고, 거래소 계좌에 300만원을 입금했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 전부였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막차라도 타보자는 생각으로 가상화폐에 뛰어들었다. '벼락부자'는 아니더라도 용돈이라도 소소하게 벌어야 할 것 아닌가.

본격적인 거래 전 지인들에게 "어떤 코인을 사야 하냐"고 물었다. A씨는 "코인 이름이 예쁘고 마음에 들면 사라"고 했고, B씨는 "(차트가) 몇 주 째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것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지인은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가상화폐 3개를 나열하며 "무조건 이걸 사라"고 했다.

지인 추천 가상화폐를 덜컥 매수했다 손해라도 보면 감정이 상할 것 같아 혼자 결정하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차트 보는 법'을 검색해가며 공부했다. 어떤 가상화폐가 투자 가치가 있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가상화폐는 '돈 놓고 돈 먹기'라는데, 그저 차트만 보며 '단타'(짧은 기간 안에 종목을 매수·매도해 이익을 꾀하는 것)만 하겠다는 심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내 비트코인 차트. 2021.05.03 hakjun@newspim.com [사진=빗썸 갈무리]

3일간 밤 늦은 시간까지 나름의 분석을 거듭한 끝에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으로부터 하드포크(블록체인이 두 갈래로 쪼개지는 것)된 '비트코인 캐시', '이더리움'을 각각 매수했다.

매수하자마자 가상화폐 가격은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보기 좋게 7만원 손실이 났다. 당장 가상화폐를 매도해 7만원만 지불하고 향후 펼쳐지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싸게 먹히는 장사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는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을 되뇌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수익률을 확인했다. 모두 '빨간불'이었다. 이더리움 가격은 약 7% 올랐고,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는 각각 2.8%, 3.3% 상승했다. 하룻밤 새 약 13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한 개에 약 90원 하던 '도지코인'이 일주일 만에 약 570원까지 상승한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으나 '13만원이면 만원짜리 국밥이 13그릇'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돌이켜보면 순전히 운으로 이득을 본 것이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비트코인과 더불어 이오스·리플·비트토렌트·트론 등 각종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에도 분산 투자했다. 거래량이 상위권을 차지하면서도 매수 당시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 해당 가상화폐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은 그야말로 '지옥장'이 펼쳐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이 있은 다음날이었다.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단가를 낮춰 장기간 버티기 작전으로 돌아서야 하나 생각했지만 손실률이 계속 커지면서 더는 고통 받기 싫다는 감정이 앞섰다. 20만원을 손해봤지만 가지고 있던 가상화폐를 모두 매도했다.

◆ 치킨 값이나 벌려고 했던 건데…20만원 손해에 전량 매도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의 모형 [사진=로이터 뉴스핌]

비트코인이 '고작' 1000만원을 넘어서던 지난 2017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며 곧 거품이 사라진다고 말했었다. 약 4년이 지나 비트코인은 지난달 8000만원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은 위원장과 같은 어른들의 조언이 잇따르는 지금이 '비트코인 매수 타이밍'이라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루에 20%씩 오르내리는 자산에 함부로 뛰어드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청년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얘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의 이 발언에 청년세대들은 발끈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고 11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4050 선배들은 부동산이 상승하는 시대적 흐름을 타서 노동 소득을 투자해 쉽게 자산을 축적해 왔다"면서 " 그들은 쉽사리 돈을 불렸지만, 이제는 투기라며 2030에겐 기회조차 오지 못하게 각종 규제들을 쏟아낸다"고 비판했다.

은 위원장 걱정처럼 가상화폐에 뛰어드는 청년들 대다수가 몇십억원짜리 일확천금을 꿈꾸지는 않는다. 가상화폐 투자로 강남 아파트를 샀다는 사례가 극소수이듯 대출까지 끌어와 투자하다 빚만 생겼다는 사례도 극소수라고 봐야 한다.

한 지인은 "치킨 값이나 벌면 좋다"며 "한달 대중교통 이용비 수준인 10만~20만원만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가만히 있었더니 '벼락거지'가 된 이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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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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