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증시 거래대금, 눈에 띄게 줄어들어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큰 폭으로 성장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급등락을 거듭하는 가상화폐 대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로 투자세가 다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75조7883억원으로 전날 대비 6조6053억원(9.54%)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1월 27일 이후로 약 3달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등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뒀거나, 주식 매도 이후 아직 찾아가지 않은 자금이다. 예탁금이 늘었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증시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전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최근 고공행진을 벌이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개당 8199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가상화폐 규제설이 불거지며 크게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당 69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렸던 개인 투자자 자금이 다시 증시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급등락을 거듭하며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상화폐 대신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상승 여력을 보이는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원화 거래대금은 지속 감소했다. 국내 증시(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월별 거래대금은 △1월 619조2897억원 △2월 428조9949억원 △3월 421조875억원으로 줄었다.
반대로 가상화폐 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합산 월별 거래금액은 △1월 292조1236억원 △2월 463조1547억원 △3월 730조9987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돈 복사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한순간에 폭락했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 증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