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몰이' 아이오닉5·K8...반도체 수급에 영향
현대차·기아 '특근 조절' 불가피..."쉽지 않은 상황"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장기화에 따라 현대차·기아도 영향권에 진입했다. 첫 전용 전기차 양산과 신차 인기에도 불구, 당분간 생산 물량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동조합 화성공장지회는 지난 26일 조합원들에게 4월 특근이 없다고 공지했다. 현대차 또한 울산3공장 등이 지난 27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특근 여부는 매주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사진=현대차] |
당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미리 확보해 생산 차질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지고, 신차 생산 일정이 맞물리면서 적극 대응에 나서게 됐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안전 확보가 필요해 긴 수명 동안 가혹한 온도·습도·충격 조건에서 높은 신뢰성 및 안전성을 요구하는 품목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결함 발생, 안전사고, 리콜에 대한 부담도 커 신규업체의 진입이 어렵고, 단기간 공급량 확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납품사와 매일 회의를 진행하고, 부품사와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 다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전기차와 신차 양산 생산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24일 출시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지난주부터 울산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사전 계약 하루 만에 2만5000여대가 계약됐지만,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 부품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아도 지난 23일부터 사전 계약을 실시한 'K8'이 사전 계약 첫날 1만8015대를 기록해 흥행했다. 기아 세단 역대 최다 사전 계약 대수를 갈아치운 셈이다. 다음 달부터 화성3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나, 반도체 부족으로 특근도 중단되고 있어 생산 물량 조절이 불가피하다.
[사진=기아] |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에 대해선 이제 협력사한테만 맡길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직접적으로 나서서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범용 반도체는 재고 파악을 통해 (부품이 필요한 곳에) 이쪽 저쪽 옮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재고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선제적으로 공급 부족을 예측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0월부터 반도체 대량 구매 및 선도 계약을 맺어 현재까지 공급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시점에 대해선 "4~5월 일부 라인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6월부터 완화될 예정"이라며 "반도체 공급 차질은 단기 이슈며 라인 조정만으로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