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3월 8일 오후 4시2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지난해 81% 치솟은 애플(나스닥:AAPL) 주가가 최근 120달러를 뚫고 내려가는 등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아직은 저가매수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월가에서 나와 관심을 끈다.
월가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최근 애플의 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해 올해 들어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겪는 어려움보다는 애플의 자체적인 문제와 더 관계가 있다며, 애플 주식을 지금 급하게 살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올해 들어 나스닥 종합지수는 3% 넘게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애플은 이보다 훨씬 큰 8.5%의 낙폭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애플의 수익률이 시장을 하회할 수 있다는 사코나기 애널리스트의 전망에 주목할 만한 이유다.
애플의 아이폰12 [사진=업체 홈페이지] |
강세론자들은 최근 애플의 약세를 매수 기회로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사코나기 애널리스트의 생각은 그들과 다르다. 두 가지 요인을 반영해 앞으로도 애플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첫째, 지난해 애플의 수익률이 시장을 상회한 배경의 상당 부분은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물론 애플의 어닝도 증가했지만, 주가는 한층 큰 폭으로 랠리를 펼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애플의 멀티플은 무려 51% 확대됐는데, 이는 이른바 'FAAMG'에 속한 그 어떤 종목보다 큰 확대폭이다. 참고로 아마존(나스닥:AMZN)은 4%, 마이크로소프트(나스닥:MSFT)와 알파벳(나스닥:GOOGL)은 15%, 페이스북(나스닥:FB)은 16% 각각 멀티플이 늘었다.
이를 두고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최초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둘째,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신제품 등 올해 애플의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확실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이맘때쯤 투자자들은 아이폰12 출시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가을쯤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3에 대해서는 그때만큼 흥분이나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해 동안 애플의 주가는 예전과 같은 계절적 패턴을 따랐는데, 이 패턴은 아이폰 신제품 출시 전에는 시장의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다가, 출시 이후에는 시장 수익률보다 뒤처지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애플의 주가가 이러한 패턴을 따를 것으로 보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애플 비중을 확대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애플의 멀티플이 여전히 높은 만큼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자답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 제품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나은 실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고, 내년 아이폰 사이클이 새로운 기능으로 매력을 발산할 것 같지도 않다"고 전망하며, "지금 저가라고 해서 애플 주식을 급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애플카'에 쏠려있는데,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기껏해야 몇 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아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용 스마트 안경 등 새로운 하드웨어를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써는 애플의 주가 상승을 촉진할 촉매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5일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해 '중립'에 해당하는 '시장수익률' 투자의견과 132달러의 목표주가를 고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7% 오른 121.4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사코나기가 제시한 목표가는 여기서 8.71%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다만 월가 다른 IB에 비하면 평균 이하에 속한다.
인터넷 투자 정보 업체 팁랭크스가 26개 IB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애플의 목표가 평균은 5일 종가보다 23.74% 높은 150.25달러로 집계됐다. 최고가는 1일 웨드부시가 제시한 175달러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