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김하성·지소연 등 스포츠스타들 애국가 합창
홍범도 장군 가족에 건국훈장 수여...우원식 대리수상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 탑골공원에서 거행된 제102주년 3·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탑골공원은 고종 34년 영국인 브라운의 설계에 의해 조성된 서울 최초의 도심 공원(1897)이다. 팔각정을 비롯해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10층 석탑, 보물 제3호인 원각사비 등의 문화재와 3·1운동 기념탑, 3‧1운동 벽화, 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 한용운 선생 기념비 등이 있다.
청와대는 "1919년 3‧1운동의 발상지이자 민족의 독립정신이 살아 숨쉬는 뜻깊은 곳으로, 102년 전 그날 시민과 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외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을 무대로 평화와 독립을 염원했던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이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는 의미를 더했다"고 장소 선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의 경우 1920년 배화학원 학생들이 만세운동의 불을 지피면서 투옥되는 사건이 발생했던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식을 거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일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2021.03.01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은 3‧1운동 당시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세계만방에 고하야(世界萬邦에 告하야)'를 주제로 열렸다.
진행은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현재 동원산업 대외협력팀에 근무하는 이재화 씨와 아나운서 장예원 씨가 맡았다.
기념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감안, 애국지사와 광복회, 독립유공자 후손 및 정부 주요인사 등 50여명 정도만 참석했다. ▲국민의례 ▲독립선언서 낭독 ▲헌정 공연 ▲독립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의 순서로 진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야구선수 류현진 씨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영상을 통해 낭송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국위 선양 중인 스포츠 선수 약 170여명이 함께 부르는 애국가 제창이 영상으로 진행됐다.
참여한 스포츠 선수로는 총 7개 종목의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7명을 비롯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17개 종목 143명의 선수들이 각자 휴대폰 촬영을 통해 참여했다. 황의조(지롱뎅 드 보르도, 프랑스), 이강인(발렌시아, 스페인), 지소연(첼시FC 레이디스, 영국), 조소현(토트넘 홋스퍼FC 위민, 영국) 등 해외리그 활동 축구선수 12명을 비롯해 미국 PGA에서 뛰고 있는 골프선수 최경주·임성재·양용은, 유러피언 투어 문경준, LPGA 고진영・김세영, 야구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배구 윤봉우(울프독스 나고야, 일본), 농구 양재민(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 일본), 박지수(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미국) 등이 합창했다.
'독립선언서 낭독'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세계 곳곳에서 독립을 위해 힘썼던 내‧외국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수어 통역사, 다문화 대표 연예인 등 총 7인이 함께 했다.
기념식 현장과 해외 각국에서 우리말(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선언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우리말 수어로 독립선언서를 순차적으로 낭독했으며, 다시 한번 세계만방에 선언했다.
독립선언서 낭독에 이어 세계적인 첼리스트 홍진호 씨의 헌정공연을 통해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진호 씨는 이번 기념식을 위해 민족 고유의 노래 '아리랑'과 아일랜드의 민요 '대니 보이'*를 엮어 새롭게 연주하였다. '대니 보이'는 일제강점기에 희생된 위인·열사·무명영웅들을 추도하는 노랫말을 붙여 '선현추도가'로도 불린 바 있다.
올해 제102주년 3‧1절을 맞이하여 총 275명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게 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을 통해 애국지사분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독립유공자 일곱 분께 건국훈장 및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특히, 그간 역사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홍범도 장군의 아내 고(故) 단양 이씨와 아들 고(故) 홍양순의 의병활동 등 공적을 새롭게 발견하여 건국훈장을 수여했으며, 현재 홍범도 장군의 생존하는 유족이 없는 상황에서 '여천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해군 잠수함사령부 '홍범도함'에서 근무하는 여명훈 중위가 대리 수상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이어 기념공연에서는 가수 정인 씨와 매드클라운, 헤리티지 합창단이 3‧1운동 당시의 독립을 향한 선조들의 결의와 의지를 시대에 걸맞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풀어낸 곡 '대한이 살았다 2020'를 기념공연으로 선보였으며, 이어 전체 참석자와 함께 3‧1절 노래를 제창했다.
초등학생들이 직접 노랫말을 낭송한 영상으로 시작한 이 공연은 작년 코로나19 확산 초기 101주년 3‧1절 기념식의 규모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오프닝으로 뮤직비디오 영상만 송출되었으나 이번 기념식을 통해 현장에서 처음 공연됐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로는 예비 의료인들의 선창에 맞추어 '만세삼창'이 진행됐다.
1919년 3‧1운동 당시 주도적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경성·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조선 약학교 등 선배 의학도들의 헌신과 희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 예비 의료인 6명이 만세삼창을 선창하고 참석자와 온 국민이 만세를 외치며 국가적 보건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다짐을 '세계만방에 고하며'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종로구 보건소와 공동으로 행사 전후 방역·소독, 행사장 입장 모든 인원에 대한 발열‧문진 체크, 격리공간 마련, 의심환자 이송체계 구축 등 철저한 방역 대책을 마련한 상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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