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어 서울에서도 3자 단일화 화두 급물살
"명분 없는 단일화…국민의힘에 마이너스"
조은희, 오세훈 저격…"오씨 집안끼리 단일화 못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서울 예비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부산에서는 1위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는 박형준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이언주·박민식 예비후보가 양자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 분위기가 서울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 서울에서는 예비경선 1위로 본경선에 진출한 나경원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오세훈·오신환·조은희 예비후보의 3자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서울시장 후보들의 3자 단일화는 '1강' 구도인 부산과 달리 명분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3자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모두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오신환, 오세훈,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뉴스핌DB] 2021.02.23 taehun02@newspim.com |
서울 정가에 밝은 한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3자 단일화는 세 명의 후보 모두 명분이 없다"라며 "1, 2위는 1등 경쟁을 해야 한다. 3, 4위는 국민의힘이 변화하기 위해 본인들이 생각하는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선거는 이번 보궐선거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나경원·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을, 3,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오신환·조은희 후보는 보궐선거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경선 레이스를 끝까지 펼칠 것이라는 의미다.
앞선 의원은 이어 "한 명의 후보를 몰아준다고 지분 나눠먹기를 할 것도 아닐 것이다. 명분없는 단일화"라며 "서울에서 3자 단일화를 한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에 마이너스"라고 경고했다.
오세훈·오신환·조은희 후보 역시 단일화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특히 조은희 후보는 '서울 3자 단일화 설'이 오세훈 후보의 언론 플레이라며 자신이 없다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조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는 당원과 시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오세훈 후보는 그렇게 자신감이 없으면 처음부터 출마를 하지 않았어야 하고, 지금이라도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이어 "지금껏 단일화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또 이런 보도가 나온 데에는 오세훈 후보 측의 언론 플레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세훈 후보는 10년 간 행정현장을 떠나 있었던 '장롱면허' 운전자다. 이런 식의 단일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사라져야 할 구태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후보의 이같은 지적에 오세훈 후보 측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조은희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오세훈 후보를 지적한 것에 대해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라며 "단일화를 하겠다고 얘기하지도 않았고,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왜 나경원 후보가 1등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오세훈 후보가 1등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단일화에 대해 논의를 하거나 제안한 적이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신환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역시 3자 단일화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단일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이 3자 단일화 논란과 관련해 '언론 플레이', '자진사퇴' 등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발언이 이어지자 내부에서는 본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언론 플레이, 사퇴 이야기까지 나오는 건 국민들이 보시기에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조은희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저격한 것을 언급하며 "이미 3자 단일화에서 한 명이 빠졌기 때문에 성립이 안 된다"라며 "오씨끼리 집안 단일화를 할 것도 아니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자 단일화는 후보들의 의지가 어느정도 있어야 가능하다"라며 "후보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