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증권거래세 늘고 법인세 줄어
이월액 2.3조…세계잉여금 9.4조 흑자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지난해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이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으로 재정집행에 열을 올리면서 불용률은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 총세출은 45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잉여금은 11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이월액 2조3000억원을 제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불용액은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 국세수입 5조8000억원 더 걷혔다…소득세↑·법인세↓
지난해 국세수입은 285조5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9081억원이 감소했다. 정부가 2020년 예산을 짜면서 예상한 국세수입보다는 5조8339억원이 늘었다.
일반회계에서는 국세수입이 4조4007억원 더 걷혔으며 특별회계에서는 1조4332억원이 더 걷혔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세수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자산 관련 세수가 증가하면서 감소폭이 일부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2020회계연도 마감 결과 (단위:조원) [자료=기획재정부] 2021.02.09 204mkh@newspim.com |
예산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세목은 양도소득세다. 지난해 양도소득세로 걷은 세금은 예상보다 6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부동산·증권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자산가격 상승과 증여 증가 등으로 상속·증여세도 2조원이 더 걷혔다. 증권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증권거래세도 예상보다 3조8000억원이 더 들어왔다.
반면 코로나19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는 예상보다 3조원이 덜 걷혔다. 이밖에도 교통세가 1조5000억원 덜 걷혔으며 수입액 감소·환율 하락 등으로 관세도 7000억원이 덜 걷혔다.
◆ '코로나 대응' 재정집행에 예산 불용률 1.4%…2007년 이래 최저치
지난해 예산 불용액은 6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불용액은 회계연도 예산으로 잡혔으나 사용되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세출예산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 금액을 제해 계산한다.
세출예산현액 대비 불용액을 뜻하는 불용률은 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d-brain시스템 구축)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재정집행에 열을 올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연도별 불용규모 (조원,%) [자료=기획재정부] 2021.02.09 204mkh@newspim.com |
일반회계는 총 3조8000억원이 불용됐다. 세부적으로는 기획재정부 1조6000억원, 국방부 5000억원, 고용노동부 2000억원 등이다. 특별회계는 에너지·자원사업 1조원, 우편사업 6000억원, 우체국보험 2000억원 등 2조9000억원이 불용됐다.
이월액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이 감소했다. 총세입액에서 총세출액과 이월액을 제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마감 실적을 바탕으로 재정수지·국가채무 등을 추가로 산출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한다. 감사원 결산검사 후 오는 5월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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