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KIA 기아타이거즈 나주환 선수로부터 카톡으로 사진 한장이 왔다. 야구용품으로 가득 채워진 여러개의 박스가 쌓여 있는 사진이었다. 내용인즉 나주환 선수가 열악한 환경에 있는 라오스 선수들에게 야구용품을 보내자고 동료선수들에게 제안하자 고참부터 어린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아끼던 도구들을 흔쾌히 기증해 주었다는 것이다. 손수 박스에 포장해 택배로 보내 주겠다며 앞으로도 좋은 일에 열심히 동참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KIA 기아타이거즈 나주환 선수가 보낸 야구용품 박스들. [사진=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
나주환 선수는 2019년 SK에서 KIA로 옮겨갈 때도 사용하던 배트와 용품을 라오스에 보내달라며 우리집으로 직접 들고 찾아왔었다. 자신의 용품들을 기증하는 것만 해도 고마웠는데 동료선수들에게 일일이 부탁해서 많은 용품들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진심으로 고마웠다.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로 야구 팬들의 실망이 클수도 있지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올바른 심성,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수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 선배로써 흐뭇했다.
이제 라오스 야구장에는 한국프로야구의 유명한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흔하게 보인다. 재미있는 풍경이다. 모든 여건이 열악한 라오스에 야구가 전해진지 7년... 이젠 야구장도 생겼고 유니폼도, 도구도 처음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좋아졌지만 아직은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야구의 100년전을 생각하면서 빚진 마음으로 라오스야구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 그리고 이런 일들에 후배들이 동참해 주어서 기쁘다.
나주환 선수는 SK 시절 별명이 '놀부'였다. 그러나 '흥부'라는 별명으로 바꾸어 주고 싶다. 그리고 타팀에서 이적해온 나주환 선수의 제의에 마음을 함께 모아준 KIA타이거즈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만수(63) 전 감독은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워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대표팀 '라오J브라더스'를 이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현역 시절 16년(1982~1997년) 동안 삼성에서 포수로 활약한 그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손꼽힙니다. 2013년 SK 와이번스 감독을 그만둔 뒤 국내에서는 중·고교 야구부에 피칭머신 기증,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는 야구장 건설을 주도하는 등 야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