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등록임대사업자 의무위반 합동점검
임대료 5% 초과해 올린 사례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1. 서울 성동구 50대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당시 시세 6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취득해 8년 장기임대 유형으로 등록한 후 3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해당 주택을 매도해 약 4억원 상당의 양도 차익을 챙겼다. 정부는 이같은 위반 건에 대해 과태료 3000만원 부과 및 등록말소할 것을 과세당국(국세청‧지자체 세무부서)으로 통보했다.
#2. 서울 중랑구 60대 B씨는 2015년 3억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5년 단기임대 유형으로 등록한 후 세입자를 둔 것처럼 가장한 채 본인이 임대주택에서 거주하면서 각종 세제혜택을 받았다. B씨는 임대사업자 의무위반 사례에 해당해 과태료 1000만원을 내야하고 임대사업자 등록도 말소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0.08.26 kilroy023@newspim.com |
국토교통부는 2020년도 등록 임대사업자 공적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계기간 합동점검 결과 3692건의 의무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등록 임대사업자는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정해진 기간 내 임대주택을 유지하면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고 임대료를 직전 거래보다 5% 이상 올리지 않는 등의 공적 의무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이를 위반한 임대사업자가 적지 않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등록임대 과반수가 위치한 수도권(1916건·51.9%)이 지방보다 위반 사례가 많았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1421건·38.4%), 다세대(915건·24.8%), 다가구(335건·9.1%), 오피스텔(330건·8.9%) 순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임대등록 활성화를 지원했다. 민간시장을 통한 전세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등록임대주택은 2017년 12월 98만가구에서 2020년 6월 160만7000가구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등록임대 관리를 강화했다. 세금 혜택을 이용한 투기수요가 상당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역대 정부 최초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료=국토부> |
2020년 점검은 국토부와 전국 지자체(광역 17개·기초 229개) 합동으로 점검 TF를 구축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사업자가 보유한 등록 임대주택을 전수 조사했다. 이번 점검은 임차인의 장기 거주기간 보장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과 직결되는 '임대의무 기간 준수' 의무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적발된 위반자는 지자체의 행정처분(과태료 부과 및 등록말소) 후 필요시 과세당국(국세청‧지자체 세무부서)으로 통보하는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올해 점검은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지자체 동시 추진할 계획이며 '임대료 증액제한' 및 '임대차계약 신고' 등 주요 공적의무에 대해 보다 폭넓게 점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등록 임대사업자 대상으로 공적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 정례화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임차인 권리 보호 및 등록 임대사업자의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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