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선박 못구하는 수출 중기…해운업계 "단기계약 관행 개선해야"

기사입력 : 2021년01월27일 07:53

최종수정 : 2021년01월27일 07:54

지난해 국적선사 적취율 47% 불과…가격 협상력에 부정적
중기, 해운업 불황기에 스팟 운임 의존…"수출 직격탄 맞을수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해운업 중소기업들이 수출품을 실을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동안 계약 관행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년 간 낮은 운임이 유지되면서 해외 선사를 위주로 스팟(단기) 계약을 이용해온 중소기업들이 앞으로는 국적 선사와 장기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사진=김학선 기자]

◆ 해운 운임지수 1000→400 장기 하락세…중장기계약 낮고 스팟운임 이용

27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입 물량 중 국적선의 수송 비율(적취율)은 2019년 기준 47%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일본(63.1%)에 비해 16.1%포인트(p) 낮다. 특히 중소기업의 국적선사 적취율이 낮은 수준이라는 게 해운업계 설명한다.

중소기업이 국적선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은 그동안 해운 운임이 장기적으로 하락추세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2007년부터 선복량(선박 적재 용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웃돌면서 운임 하락을 지속해왔다. 2009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기준점인 1000에서 2016년 400.4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글로벌 운임이 낮아지면서 수출기업들은 국적선사보다는 글로벌 선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해운업계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던 수년 간 컨테이너선을 채우지 못한 채 운항하는 배가 늘어나면서 수출업체들은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아시아~미주 노선의 경우 초대형 선박을 도입한 선사들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일본, 아시아 등 여러나라를 거쳐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낮은 운임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HMM 등 국적선사들은 초대형 선박을 도입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해상운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후 HMM은 채권단 체제로 전환한 2018년 들어서야 초대형 선박 도입을 결정할 수 있었다. 당시 발주한 선박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은 유럽 노선에서 운항 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물량 선적이 필요한 대기업은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국적사와 장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중소기업은 스팟 계약을 주로 이용해왔다"며 "수 년 간 국적선사 적취율을 높여달라고 정부와 무역협회 등 화주단체에 요청했지만 현실에서는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 HMM] 2020.04.23 onjunge02@newspim.com

◆ 중국 경기회복으로 한국 경유 선박 줄며 '비상'…"국적사 경쟁력 갖춰야 협상력 높아져"

상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운임이 급등하며 급변했다. 지난해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놓은 상당수 대기업들은 선박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중소기업 대부분은 수출품을 실을 배를 찾지 못했다.

이런 현상이 심해진 것은 중국의 경기 회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비교적 빠르게 진정시킨 뒤 멈췄던 공장이 한꺼번에 가동되면서 중국발 물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과 한국을 경유해 미국, 유럽으로 향하는 배를 띄웠던 글로벌 선사들은 중국에서 배를 채우느라 한국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국내 대표 국적사인 HMM은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9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미주 서안(부산~LA) 노선에만 8척이 운항 중이고, 미주 동안(부산~서배너)에도 작년 말 임시 선박 1척을 투입했다. SM상선은 내달 중 미주 항로에 2척을 긴급 투입한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안정화하기 위해 국적선사와 장기운송계약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적선사가 경쟁력을 갖춰야 화주들의 협상력도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선사가 협상 우위에 서기 위해 국내 화주에 선복 공급을 줄이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스팟 운송을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출기업과 해운업계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선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량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장기계약을 맺어야 작년 하반기처럼 운임이 급변하는 시기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