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14주 연속 상승 지속…장기계약 맺는 4월까지 이어질 듯
작년 대비 운임 2.5배↑…장기계약 물량 줄이면 상승세 확대
대·중기 모두 운임 부담…HMM·SM상선 임시선박 투입 중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컨테이너선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장기 계약 운임이 전년 대비 급등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사들은 매년 4월 수출업체들과 1년 운송계약을 맺는데, 계약 시점에 정한 해상운송비용을 기준으로 1년 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수출업체들은 올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상하이컨테이너지수 연일 최고치…4월 장기계약 가격 예상보다 높을수도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해운사들은 수출업체들과 장기고정계약(SC)를 체결할 계획이다. 선사들은 통상 전체 선복(선박 적재 용량)의 50% 내외를 장기고정계약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일주일에서 한 달 단위의 단기 계약으로 배를 채우는 방식으로 컨테이너선을 운영한다.
문제는 장기고정계약에 반영될 컨테이너선 스팟(단기)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하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5일 기준 2885로 전주 대비 0.51%(14.66포인트) 올랐다. 이번주 들어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14주 연속 상승세는 이어갔다. SCFI는 작년 6월 24일 1001.33을 기록한 이후 7개월여 만에 2.8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스팟 운임은 4월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춘절 이후에도 전 세계 경기 회복이 이어지며 물동량 강세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상하이-미주 서안 운임 기준 작년 4월 평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1579달러로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반면 올해는 지난 15일 기준 4054달러로 약 2.5배 상승했다. 업계 예상대로 현재 가격이 유지되면 장기계약 역시 지난해의 2.5배 가량이 오르면서 수출업체들은 단기 운임은 물론 장기 운임 역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해운사들이 장기계약을 어느 정도 규모로 체결할지는 영업전략이다. 올해 운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계약 물량을 줄이고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수 있는 스팟 물량을 비워둔다. 반대로 올해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계약으로 미리 선복을 채워 놓는다.
해운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체로 운임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이 장기계약 물량을 줄이면 수출업체들은 선복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장기운임은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장기계약할 시점만 해도 코로나19로 물량이 빠지면서 고정가격이 높지 않았던 데 비해 6월부터 물동량이 급증하며 운임이 뛰었다"며 "올해 역시 전체 업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까지는 이전보다 좋은 조건으로 장기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고정가격 인상에 대기업도 부담…해운업계, 선복 확보 못한 中企위해 임시선박 투입
고정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수출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통상 고정적인 수출물량이 있는 화주들은 장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물량이 많은 대기업일수록 선복을 확보하기 위해 1년 간 이용할 해상운송 물량의 상당부분을 미리 계약해 놓는 만큼 주요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더 안좋다. 고정선복을 확보하지 못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높은 운임을 주고라도 선박에 물건을 싣고 싶다며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해운업계가 선박 확보에 나선 상태다.
국적 선사인 HMM은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총 9척의 임시 선박을 투입했다. 매월 1척 이상의 선박을 투입 중으로, 미주 서안(부산~LA) 노선에만 8척이 운항된다. 미주 동안(부산~서배너)에도 작년 말 임시 선박 1척을 투입했다. 이달 말에는 유럽(부산~로테르담·함부르크)에도 임시 선박 1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SM상선은 내달 중으로 미주 항로에 2척을 긴급 투입한다. 남성해운은 동남아 항로에 1척을 띄운다.
업계는 "그나마 덜 혼잡한 노선의 배를 빼거나 배를 빌려서 긴급선박을 투입하는 중"이라며 "중소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