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인사 직후 휴가 신청 동시에 사직서 제출
공원관리사업소 첫 확진 이후 시청 내부로 확산…전 직원 전수조사
직원들 "승진누락 아쉽지만…엄중한 시기 공직자 도리 아냐" 지적
[파주=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파주시 소속 직원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총괄해야 할 부서의 과장이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4급 승진 대상자였던 해당 과장이 승진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직후 병가를 내면서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내부 여론도 조성돼 혼란이 커지고 있다.
파주시청.[사진=파주시] 2020.01.12. lkh@newspim.com |
12일 파주시에 따르면 공원관리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가 지난 7일부터 기침과 인후통, 근육통 등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10일 확진됐다.
이에 따라 시는 공원관리사업소 직원 20여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고, 그 결과 전날 관리자 B씨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직원의 가족이면서 파주시청에 근무하는 C씨, B씨와 접촉한 D씨 등도 확진돼 파주시 소속 공무원 총 4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시는 이날 시청에 근무하는 1300여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는 등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총괄해야 하는 안전총괄과장 E씨가 시의 승진인사 직후인 지난달 30일 장기재직 휴가를 신청하는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우선 장기재직 휴가 15일이 지난 시점에 E씨의 사직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간부 공직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 한 공무원은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고생했던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특히 파주시청으로 확산된 이 때는 돌아와서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며 "인사에 대한 불만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후배 공직자들을 보기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심적으로는 해당 과장이 승진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남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시기에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과장으로서 보여야 할 행동은 아닌 것 같다"며 "어떤 간부는 사적모임을 자제하라는 방역지침에도 모임을 했다가 자가격리가 됐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 마저 확산 돼 혼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단순히 인사 때문에 장기재직 휴가를 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위중한 시기에 총괄 과장의 공백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담당 팀장과 전 공직자가 한 마음으로 현재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 과장은 이달 15일까지 장기재직 휴가 중이고 많은 공직자들이 사직을 만류하고 있는 만큼 복귀 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