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물리학과 이한석·이용희 교수 공동연구팀 개발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소형·저전력·저잡음의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해냈다. 이번에 구현된 기술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 낮은 에너지로도 반도체 광소자 구현이 가능하다. 향후 자율주행 센서,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물리학과 이한석·이용희 교수 공동연구팀(초세대협업연구실)이 경북대학교 최무한 교수, 호주국립대학교 최덕용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초소형·저전력·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브릴루앙 레이저(Brillouin laser) 빛은 주파수의 흔들림이 작고 매우 낮은 잡음을 갖는다.
주파수의 흔들림이 거의 없는 초소형·저전력·저잡음 광원은 차세대 초정밀 광센서 구성에 필요한 핵심 소자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구현된 저전력 초소형 브릴루앙 레이저의 제작원리, 구동원리 및 응용분야 소개. [제공=KAIST] 2020.12.23 swiss2pac@newspim.com |
공동연구팀은 기존 사용 물질보다 브릴루앙 산란 현상이 수백 배 잘 일어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기반으로 브릴루앙 레이저를 개발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했다.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칩 상 식각을 통한 성형이 어렵다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증착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광소자가 구성되는 새로운 제작 기법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공동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이 제작법을 활용해 고성능 브릴루앙 레이저를 반도체 칩 상에 초소형 광소자 형태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기존 기록보다 100배 이상 낮은 펌프 에너지로도 레이저 구동이 가능함을 밝혔다.
공동연구팀 관계자는 "소형화 및 저전력 구동은 상용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ˮ라며 "공동연구팀의 브릴루앙 레이저 광원 개발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거리뿐만 아니라 회전 관성 센서의 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차세대 광센서 개발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 과정에서 개발한 신공정 기법은 지금껏 활용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물질을 미세 광학소자 분야에 도입,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클 뿐 아니라 향후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큰 원천기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교신저자 이한석 교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다양한 분자의 흡수선이 존재하는 중적외선 대역에도 적용 가능해 분자 분광에 기반한 환경 감시 및 헬스케어 분야까지 그 응용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ˮ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교신저자인 최덕용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개발된 공정기법은 다양한 물질의 이종 결합(hybrid integration)을 가능하게 해 미래 양자 인터넷의 핵심 소자인 고효율 양자 광원 및 양자 메모리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8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돼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물리학과 김대곤 박사과정 학생과 한상윤 박사후연구원(現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논문은 국제학술지 지난달 23일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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