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러시아 정보기관이 독살하려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실제 그럴 목적이 있었다면 그를 독살했을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교외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을 통한 연말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는 미국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아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렇다고 그를 (우리가) 독살해야 이유가 없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정보당국이 그를 독살하려했다면 "아마도 임무를 마무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9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이 보낸 응급 항공기에 실려 베를린으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의료진들은 나발니가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발한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밝혔고, 독일과 프랑스 등 서방 정부들은 러시아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연말 기자회견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CNN 방송도 나발니 독살 시도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 개입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러시아가 자체개발한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접종했는 지에 대해 "나는 나이가 많아서 아직 안 맞았다"고 답했다. 올해 68세인 푸틴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이 더 젊은 연령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이 권고하면 반드시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미국 정부가 '신전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 연장을 거부하고 군비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는 이에 맞서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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