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컨셉 영상통화 등 다양한 시도 눈에 띄어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풍경…새해 카운트다운·이직 면접도 비대면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1. 김모(33) 씨는 일본에 사는 친구로부터 각자 음식을 먹으면서 영상통화를 하는 '온라인 노미카이'가 유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비대면 송년회를 계획 중이다. 김씨는 "여러 명과 화상통화가 가능한 줌(Zoom)으로 시간을 맞춰 각자 먹을 음식과 맥주를 준비해서 모이기로 했다"며 "멀리 일본에 사는 친구까지 함께 모여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연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최모(30) 씨는 매년 연말마다 휴가를 내고 부산에 있는 부모님 댁을 방문해 함께 새해를 맞지만, 올해는 집에 머물기로 했다. 대신 부모님과 영상통화로 TV를 함께 시청하며 새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최씨는 "아무래도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더 좋지 않고, 사람이 붐비는 터미널을 가는 것도 상당히 부담"이라면서 "자주 찾아뵙진 못하지만 부모님도 어렵지 않게 영상통화를 할 수 있어서 이렇게라도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줌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가 연말 송년회 풍경을 바꿔놨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송년회 대신 각자 음식을 준비해 영상통화를 하는 등 비대면 연말모임이 각광받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보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연말연시 모임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본부장은 "남은 2020년 모임은 이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연말연시 모임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민들은 잇따라 비대면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1년 내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면 만남 대신 비대면 소통을 하는 문화가 점점 일상 속에 자리 잡는 모양새다.
정모(28) 씨는 코로나19로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않게 되면서 영상통화를 생각해 냈다고 전했다. 정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만나자고 하기는 부담스럽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혼자 계속 집에 있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컸다"며 "친구와 마치 만난 것처럼 오랜 시간 영상통화를 하니 답답함도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28) 씨는 최근 줌으로 이직 면접을 치렀다. 박씨는 "평소 생활하던 집에서 면접을 보니 훨씬 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면서 "긴장감이 덜했던 만큼 준비한 역량을 떨림 없이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영상통화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290여만명이 가입한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친구들과 이 시국에 만날 순 없고 각자 컨셉을 잡아 영상통화로 먹방(먹는 방송)하며 랜선모임(온라인으로 모이는 것)을 하기로 했다"며 "옷부터 소품, 배경, 상차림까지 컨셉에 맞게 꾸며 상금도 주고, 남긴 영상을 평생 소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8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했던 1차 대유행 때 기록한 일일 신규확진자 909명 이후 286일만에 최다 기록이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가 3000명에 달하면서 전날 수도권 자택 대기 코로나19 환자는 506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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