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유로화가 유럽중앙은행(ECB)이 보다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면서 상승한 한편 파운드화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34% 하락한 90.78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9% 상승한 1.2144달러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전장 보합 수준인 104.22엔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83% 하락한 1.3295달러로 파운드화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호주 달러는 1.28% 상승한 0.753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ECB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1조8500억유로로 5000억유로 확대하고 기한도 2022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했다. 이와 더불어 저금리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도 2022년 6월까지 1년 연장했다.
ECB가 채권 매입 계획을 연장하고 훨씬 더 많은 초저금리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나, ING의 카르스텐 브레즈키 분석가는 "새로운 커다란 바주카포가 없었다"며 "ECB는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최소한 2022년 봄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잘 설계된 기구들의 연장을 제안하면서 그때까지 백신이 제 역할을 하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울러 ECB는 유로화가 지난주 달러화에 대해 2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 유로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자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할지 주시하고 있다.
TD증권의 마크 매코믹 글로벌 FX 전략 팀장은 "달러화 하락을 강조하면서 최근 환율 동향을 무심히 언급한 두번째 주요 중앙은행"이라며 "ECB가 시장 추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상단에서 어느 정도 힘을 뺄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캐나다은행은 지난 9일 캐나다달러의 강세를 미 달러화의 광범위한 하락의 결과로 봤다.
한편, 이날 달러화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면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는 발표에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 5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5만3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3만7000건 증가했다. 로이터 집계 전문가 기대치 72만5000건을 크게 웃돈 수치로 지난 9월 19일 이후 최대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은 경기 부양안에 대한 논쟁과 코로나19 지원이 크리스마스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미국의 단기 부양안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운드화는 시장 참여자들이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더욱 경계하면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과 EU가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지만, 3주 후 분열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노딜 브렉시트가 코로나19 팬데믹 보다 영국 경제에 더 지속적인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톰 피츠패트릭 씨티그룹 외환 부문 글로벌 헤드는 "파운드화는 1.35달러대에서 기술적 저항선을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 수준에서 실패한 것은 2019년 12월 이후 세 번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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