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조 오후 기자회견…"감독당국 개선 방안 촉구"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국내 은행들이 영업점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원들은 고용불안, 디지털 소외계층의 피해 등을 내세워 금융당국이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4일 금융산업 노조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영업점 수는 올 9월 말 4572개로 전년 9월 말보다 168개 줄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80개의 점포를 추가 폐쇄할 계획이다. 은행 영업점 축소는 최근 몇년간 이어져온 흐름이었지만, 올 들어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12.04 금융산업노조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은행 점포 폐쇄조치 중단 및 감독당국의 점포폐쇄절차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milpark@newspim.com |
영업점 축소는 은행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최근 몇 년간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도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대면접촉 기피 현상이 일어나면서 비대면 거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은행에서도 불필요한 영업점을 정리함으로써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은행 영업점 폐쇄시 거쳐야 하는 사전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영업점 폐쇄 영향 평가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하고 폐쇄 3개월 전부터 고객들에 통지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도 영업점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점이 줄어들면 직접적으로 은행권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디지털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등 소외된 금융취약계층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은행들은 영업점 폐쇄를 즉시 중단하고 금융당국은 은행 영업점 폐쇄 절차 개선방안을 즉각 마련해 실시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중은행에서는 영업점 축소는 불가피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는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영업점 축소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계속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