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차주 채무상환 악화 우려
수익성도 악화…부동산 규제 등에 대출성장 둔화 전망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은행권이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 2021년 경영계획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에는 성장보다 '건전성 강화'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2021년 경영계획안'을 수립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건전성"이라며 "(올해 코로나19 금융 지원) 여파가 언제 올지, 얼마나 셀지 쉽게 예단할 수 없어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보다 새로운 여신에 대한 관리를 정교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내년 경영계획에 리스크 관리가 주요과제로 포함돼 있다"며 "사정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지난달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금융위, 금감원 등의 관계자들과 만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차주들의 채무 상환능환 악화로 금융회사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만기, 이자유예 정책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내년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부동산 규제로 대출 성장세는 꺾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실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감소,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기업대출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금융지원 필요성으로 증가세가 소폭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금융연구원에서는 올해 10%이던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률은 내년 6%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이 86.15%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의 수익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이에 은행들은 내년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 특히 라임, 옵티머스 등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올해 관련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해외나 디지털 같은 새로운 채널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판매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도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