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이웃과 같이 있는 것 보고 격분해 폭행살인…징역 20년 확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자신의 여자친구가 이웃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격분해 두 사람을 폭행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가 징역 20년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살인 및 살인미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모(59)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20년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염 씨는 피해자이자 자신의 여자친구인 A씨와 지난 2014년 경 알기 시작해 2017년부터 같이 살았으나 A씨가 지난해 10월 경 가출했다. 염 씨는 이튿날 A씨가 이웃 B씨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사귀는 것으로 생각했고, B씨의 집에 A씨가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해 B씨를 폭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염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며칠 후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여자친구가 집에 찾아왔다 어질러놓을 보고 화가 나 술을 마신 뒤 저녁 10시 경 집에서 야구방망이와 칼을 가지고 B씨의 집으로 갔다. 염 씨는 두 사람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가지고 간 칼로 수차례 찔렀다. 이 범행으로 B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밖에도 염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에게 담배를 달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화가 나 유치장 안에 있는 변기 커버를 손으로 뜯어낸 후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염 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심은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피고인은 피해자 B씨 유족과 A씨에게 피해를 변상하거나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심 역시 "술에 취해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당시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염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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