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설명회…"방류시 한국 등 주변국과 모니터링할 것"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본 정부는 20일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하면 한국 등 주변국이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염수를 보관 중인 탱크가 점점 가득 차고 있어 늦어도 2022년 여름께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종로구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와 함께 오염수 방출 전후 과정을 검증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의향에 대해 "모니터링에 관심이 있으면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부근에 쌓여 있는 오염수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적절한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서도 강구하고 한국이나 주변국과 협의를 통해서 방식을 제공하는 방법을 택할 것 같다"며 다만 "(주변국이) 실제 모니터링에 어떻게 관여할지 구체적인 방법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한국 정부의 방침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성실히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처리수'를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 중이나 2022년 여름께 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예상해 바다에 방류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 (방류를) 시작할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2022년에는 (탱크가) 채워지고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2022년 여름쯤을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바다 방류 결정 시기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정되리라 생각한다"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연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오염수를 정화해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할 수 없지만 방사선 영향이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 이하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등 이웃 국가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염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기회도 마련했다"며 "우리도 일본 국민이 있는데 국민의 건강이나 생명에 해로운 방법을 택할 리가 없다"고 답했다.
환경단체 등이 처리된 오염수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순히 믿을 수 없다는 프레임으로만 나오면 우리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방류 전 주변국 동의를 얻지 않으면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육상 시설에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합법"이라며 "(한국의) 월성 원전에서도 해양 방출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월성 원전에서 나오는 배출수와 대규모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한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도쿄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매월 1회 외교단에 정례 통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OECD NEA)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회의, 정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염수 상황 등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의 의견 등을 듣는 청취 기회도 마련해왔다"며 "한국 정부와는 빈번하게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협조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