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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시진핑 '북침' 발언은 국내용…한·중 갈등 에스컬레이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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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미중 갈등 속 중국 피해의식의 발현"
임대근 교수 "코로나·미중 갈등·권력강화 출구로 6·25 활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등 과거사 문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쟁을 '항미 원조전쟁'이라며 언급, 사실상 '북침'이라고 규정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으로 한·중 관계가 다시 갈등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이 사드(THAAD)로 불거진 한·중 갈등 이후 새로운 악재를 만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바야흐로 외교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규정한 것은 명백한 중국 측의 잘못"이라며 "다만 미중 패권갈등 속에서 지금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와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중국의 민족주의를 강조하려는 국내용 발언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중국은 미국에 대해 맞서 싸우겠다는 항전의식과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는 피해자 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북중 간 연대의식을 강조하다보니 나온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항미원조는 중국 정부가 6·25전쟁을 일컫는 명칭이다. 2020.10.23 bernard0202@newspim.com

◆ "한·중 모두 문제 키우고 싶어하지 않아…국회 문제 제기는 좋다"

김 원장은 '사드로 악화됐던 한·중 갈등이 한국전쟁을 둘러싼 역사인식 논란으로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의 발언은 한중관계가 나빠서 나온 문제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필요에 의해 나온 것"이라며 "중국이나 한국 모두 이 문제를 키우고 싶어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시 주석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夢)의 실현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이후 중국에는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물러서면 죽는다는 피해의식이 공존한다.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딜레마를 인식하고 있지만 미국이 워낙 밀어붙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발언을 통해 중국의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이웃나라를 곤란하게 하는 속좁은 태도로는 '중국몽'을 이룰 수 없다"며 "대국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저자세 외교 논란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터무니 없는) 50억달러를 요구한다고 해서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招致, 불러서 오도록 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일로 주한중국대사를 부르면 중국이 가만 있겠는가. 서로 감정이 상하면 갈등만 에스컬레이트(고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움직여야 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국회에서는 얼마든지 문제를 제기해도 좋다고 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남침'을 강조한 것도 외교부 공식입장으로 정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2019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12.04 pangbin@newspim.com

◆ 임대근 교수 "중국 내부 문제 해결과 애국주의 선전용으로 한국전쟁 활용"

시진핑 주석의 사실상 '북침' 발언이 국내용이라는 지적은 임대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의 진단과도 일치한다.

임 교수는 전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은 코로나 사태라든가, 미국과의 무역갈등이라든가, 시진핑 주석의 권력강화라든가 하는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조급함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내부 문제의 출구를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게 중국 내부에 대한 대대적인 애국주의에 대한 선전 운동, 이런 것으로 최근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쟁이 굉장히 활용하기에 굉장히 좋은 소재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발언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이 문제는 한중 수교가 1992년에 이루어졌는데, 그 수교를 하던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보통 수교를 하기 위해서는 전쟁 당사국들 간에 수교를 하는 경우에는 그 이전에 있었던 전쟁에 대해서 서로 사과를 한다든지, 아니면 책임 소재를 규명한다든지, 이런 선결 과정이 필요했는데, 하지만 우리는 지금 중국하고 수교를 하면서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북한이 또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또 이 사건에 대해서 중국의 입장이 너무나 확고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매듭을 짓지 못했던 게 제 생각에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시진핑 "침략자(미국) 때려눕혀 '신중국' 대국 지위 세계에 보여줘"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3일 중국군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다) 참전 70주년 행사 기념사를 통해 "중국 인민지원군들이 조국과 인민, 평화를 위해 귀중한 생명을 내어줬다"며 "침략자(미국)를 때려눕혀 '신중국'의 대국 지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6·25전쟁이 미국과 남한의 북침으로 시작됐고, 중국은 침략을 받은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했다는 주장이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항미원조전쟁 기념행사 연설을 한 것은 2000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이후 20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최근 중국 내 애국주의 열풍과도 무관치 않다. 중국 일부 네티즌과 언론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미국 양국의 고난의 역사를 언급한 방탄소년단(BTS)의 벤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문제 삼아 "왜 중국의 희생은 언급하지 않았느냐"며 BTS발 한한령(限韓令)을 선동하기도 했다. 실제 시 주석 발언 당일 개봉한 항미원조전쟁 관련 영화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출판사가 2010년 발행한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해설서에서 '한국전쟁이 미국의 북침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적었다는 언론 보도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 해설서는 한국전쟁 발발 이틀 전인 1950년 6월 23일 델레스 미국 국무장관이 38선을 시찰했던 사진을 싣고 '북침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문건에 '북침'이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전쟁 침략추제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북침'도 '남침'도 아닌 '내전'이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전쟁은 본래 한반도에서 남북 쌍방 간에 발생한 것으로 내전에 속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내 청년조직인 공청단 중앙도 지난 25일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 계정에 '북한이 한국을 침략한 전쟁이 맞느냐?', '아니다'라는 문답 형식의 게시물을 올렸다. 공청단은 "북한과 한국은 당시 서로 한반도 전체에 대한 주권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6·25를 내전이라고 설명하고, "쌍방(남한과 북한) 간에 빈번한 군사적 마찰이 발생했고,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했다"고 덧붙였다.

◆ 강경화 외교·서욱 국방 "북한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시 주석 등 중국 측의 한국전쟁 역사왜곡이 논란이 되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중국에 대해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서도 "한국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26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6·25전쟁은) 명백한 남침이고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사주를 받아 (북한이) 남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전쟁 왜곡 논란에는 미국도 가세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 주석 연설 직후 "팩트는 북한이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지를 받으며 남한을 침공했다는 것"이라며 "자유진영 국가들이 맞서 싸우자 중국 공산당은 병력을 보내 한반도에 참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국대사관 역시 이 발언을 한국어로 번역해 SNS에 게시하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한국전쟁은 북한의 침공에 의한 전쟁이었고 전 세계가 함께 이를 막아낸 전쟁이었다며 "북한이 벌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범위의 일들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 싱하이밍 중국대사 "시 주석 발언 취지는 중국 수호 위한 역사적 관점"

한국전쟁을 둘러싼 한중 간 역사인식 논란이 확산되자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는 27일 '2020 한·중·일 평화포럼'에 참석해 "며칠 전 시진핑 주석이 (한국전쟁 참전) 70년 기념대회에서 (발언한) 취지는 국제 정의를 수호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새로 탄생한 중화인민공화국을 수호하기 위해 한 것으로 여러분께서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시면 고맙겠다"며 이례적인 해명에 나섰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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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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