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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트럼프 패배하면 오브라이언 안올 수도…문제는 미국 대선"

기사입력 : 2020년10월20일 06:32

최종수정 : 2020년10월20일 06:32

서훈·오브라이언 교차방문 등 한·미 고위급 잇단 접촉 배경은
전 외교부 고위당국자 "폼페이오 방한한다면 목적은 총정리"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대선이 끝난 후 방한한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안올 수도 있다고 본다. 대선에서 패배한 대통령 안보보좌관이 한국에 와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청와대가 지난 18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달 3일 미국 대선 후에 방한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직 고위당국자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미동맹과 미중갈등, 북핵문제, 북미대화 등 지금 모든 문제의 관건은 미국 대선"이라며 "현재 미국 대선관련 여론조사와 여러 지표를 보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즉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선거 끝나고 오겠다는 건 선거 결과에 달려있다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폼페이오 방한해도 남을만한 의미나 합의 나오기 어렵다"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이달 초 예정됐다 연기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대선 전 방한을 다시 추진중이라는 발표에 대해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온다고 해도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남을만한 의미나 합의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0.16 [사진=청와대]

그는 "폼페이오가 대선을 앞두고 온다면 아마도 한미관계 현안과 북미관계 등에 대한 총정리가 목적이 아닐까 싶다"며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반중(反中) 경제블록인 EPN(경제번영네트워크, Economic Prosperity Network) 참여와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인 '쿼드플러스' 가입 문제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으로 구성된 쿼드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국이 추가된 7개국의 '쿼드플러스(Quad Plus)' 구축 구상을 내비치면서 한국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잇단 방미 목적에 대해선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는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동맹 현안을 조율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대선을 앞둔 미국 조야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선 이후 정부의 스탠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탐문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미 간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방미(10월 13~16일)에 앞서 지난달 초부터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외교안보 라인의 미국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의 내달 방한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 재추진도 이 같은 대면외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방한 가능성은 높아…10월 서프라이즈는 없을 것"

외교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달 중 방한 가능성과 관련해 "국무부에서도 언급했듯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1월 대선 전에 한국을 방한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한미 간에 폼페이오 방한 문제를 조율중인 상태"라고 귀띔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 폼페이오 장관이 4~6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몽골과 한국 방문은 취소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10월 중에 아시아를 다시 방문하길 고대하고 있으며,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4일부터 8일까지 일본과 몽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 변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미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 외교안보 당국 간 고위급 접촉이 활발한 배경을 묻자 "한미 간에는 항상 현안이 많다. 현재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해 북핵문제와 종전선언 등 양측의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대선 전 방한설과 관련해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북미대화 재개 등 어떤 10월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을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포함시키려는 목적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10월도 이미 다 갔는데 현 상황에서 어떤 서프라이즈를 위해 방한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오브라이언 방한은 미국 대선 이후 가능할 듯"

앞서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한미) 양측은 앞으로도 소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서 실장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에게 방한을 요청했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오는 11월 중 방한하겠다는 입장을 서 실장에게 밝혔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구체적인 방한 시기에 대해 "시기는 여러 가지 앞으로 사정을 봐야 되겠지만, 아무래도 미국 대선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한이 연기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 일정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은 아직 여러분께 알려드릴 게 없는 것 같다"며 "조금 더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공개할 수 있을 때 하겠다"고 언급했다.

"종전선언과 비핵화 협상도 '미국 대선 이후'로 시간표 변경"

결론적으로 외교안보당국과 외교가의 정보를 종합하면 한국과 미국 간에는 내달 3일 미 대선을 앞두고 한미동맹 관리와 미중갈등 속 이해관계, 남북미 대화 재개 등 자국의 국익과 전략을 둘러싼 치열한 탐색전이 펼쳐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포함한 남북미 간 비핵화 협상도 '미국 대선 이후'로 시간표가 변경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 7기19차 정치국회의에서 내년 1월 당대회를 위한 '80일 전투'를 채택했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는 내치에 집중하다가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각) 애스펜연구소 공개 화상대담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안보실장과의 회동을 거론하고 "우리는 (북한과) 정말로 어떤 진전을 보고 싶다"면서도 "내년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비핵화 협상 재개의 계기로 본 것이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이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협상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이 도쿄올림픽 참가에 관심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이전이나 도중, 이후에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북한 주민들의 번영과 더 나은 경제적 시기로 이끌고 현명한 감축과 비핵화를 향한 추가적인 조치로 이끄는 협상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알다시피 어려운 문제고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은 많은 것을 내주지 않는 힘든 협상 상대라고 덧붙였다.

결국 오는 11월 3일 이전에는 방위비 분담금이나 종전선언, 북한 비핵화 협상도 미궁 속을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문제는 미국 대선이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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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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