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분야 VC 투자 비중 하락세...2%대까지 떨어져
"고위험산업에 VC 망설인다...정부 '타깃 투자' 필요"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국내 게임 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한 가운데 정작 벤처캐피털(VC) 투자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게임 종주국' 타이틀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타깃 투자'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최근 중국에 격추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나라를 뒤쫓던 중국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게임 대기업에만 의존한 채 다양성마저 잦아드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0.10.26 giveit90@newspim.com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간 투자도 말라가는 형국이다. 26일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VC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에서 게임 분야는 2.4%로 총 9개 부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6.6%에서 2017년 5.4%, 2018년 4.1%, 2019년 2.8%로 매년 감소세다. 신규 투자 금액도 2016년 1427억, 2017년 1260억, 2018년 1411억, 2019년 1192억, 올해 6월까지 402억으로 감소 추세다.
VC 관계자는 "VC에겐 수익률이 중요한데, 기발한 아이템이 없다면 고위험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해왔다. 특히 유명 게임사 출신 이력이 투자에 영향을 미쳤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창업 열풍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VC가 보수적으로 투자하게 된 배경이다.
또 '게임 아이템'의 성과를 알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그는 "VC 대부분이 게임 전문성이 없고 지적재산권(IP) 흥행 가능성도 단번에 따지기 힘들다"며 "게임사가 어필하는 VR·AR과 같은 신기술은 사실 흥행과 관계 없고, 개발자의 개발 능력은 거의 평준화된 상황이다. 이에 게임보다 오히려 사업성을 집중해서 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VC는 오히려 게임 산업을 위해선 정부가 '타깃 투자'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와 VC가 함께 투자하되 리스크가 큰 초기 스타트업 및 인디 게임사엔 정부의 투자금이 중점적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문화체육관광부 모태펀드 영화계정은 중저예산 영화펀드와 독립중저예산영화펀드를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영화 펀드 내에선 순 제작비 4억원 이내인 독립영화, 신진 인력 제작 영화에 투자액의 7% 이상을 투자한다는 항목 등이 있어 대형 영화뿐 아니라 소규모 영화, 영화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VC관계자는 "게임도 마찬가지로 상장을 앞둔 게임, 이제 막 성과를 보기 시작한 게임, 시작 단계나 인력과 자금 모두 열악한 인디게임 등으로 분리해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리스크가 큰 인디게임을 분리해 다룰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스타(G-STAR) 2019' 개막식 후 전시장을 둘러보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디게임 전용 펀드' 개설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문체부는 "만들면 좋겠지만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펀드는 사업성이 떨어져 힘들 것"이라며 "대신 문체부의 '제작지원사업'을 늘려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올해 127억이던 예산을 내년 242억으로 늘리는 정부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문체부는 내년 모태펀드 문화계정 내 게임 전문펀드 정부출자 비중을 기존 60%에서 7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정부 출자 비중이 높아지면 민간 출자 부담은 낮아져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한편 중소기업벤처부도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1조 2000억원)'를 만들고, '게임 콘텐츠' 펀드를 조성 중이다. 넷마블·컴투스·크래프톤 등 게임사와 함께 민간과 정부가 6대 4로 출자했으며 57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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