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값 상승에 전세대출 폭증
신용대출 증가세 여전, 공모주 청약 열풍
대기업 대출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9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역대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값이 오르면서 관련 자금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 열풍도 가계대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기업대출은 규모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에 직격타를 맞은 내수기업과 소상공인은 대출을 늘린 반면, 대기업 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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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2020.10.13 lovus23@newspim.com |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9조6000억원 증가한 957조9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며 9월 기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폭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타깃이 됐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 7월 4조원까지 축소됐다가 8월 6조1000억원, 9월엔 6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월별 증가액 기준으로는 역대 다섯 번째이며 9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지난 6~7월 중 계약건이 시차를 두고 대출실행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수도권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었다. 9월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월(3조70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신용대출 비중이 큰 기타대출은 전월대비 3조원 증가했다. 월별 증가액 기준으로는 9번째로 컸으며 9월 기준 역대 최대폭이다. 주택 거래 관련된 자금과 함께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수요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석 상여금 유입으로 증가폭이 8월(5조7000억원)보다는 축소됐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못했다. 한은 관계자는 "추석이후로 (신용대출) 관리 노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0월 이후로 기타대출의 증가세를 축소하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4분기에는 가계대출이 계절적으로 확대되는 특징이 있어 유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은 8월 5조9000억원에서 9월 5조원으로 줄었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일시상환과 운전자금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감소폭이 전월 1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편, 중소기업대출 증가폭이 전월 6조1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9월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이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쪽으로 있어서 전반적인 자금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관련된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사업자 소상공인과 중소법인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기업 규모별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순발행 추세를 이어갔다. 발행규모 자체는 늘어났지만 만기도래 물량이 증가하면서 순발행 규모가 전월 1조원에서 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은행 수신은 전월대비 41조1000억원 증가한 189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월말 휴일에 따른 법인세 등 자금결제가 이연되고, 재난지원금과 추석 상여금이 유입되면서 크게 증가했다. 그간 감소세를 보이던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자금 유치로 6개월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대비 9조3000억원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은행과 기업의 자금인출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채권형펀드는 증가폭이 축소됐고 주식형펀드는 감소를 지속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