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기 정권 따라 발사 시기 저울질할 것"
김연철 "北 도발 방지는 숙제...올해 계기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지난 10일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가운데 시험 발사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를 놓고 국제적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ICBM이 실전 배치되기까지는 5~10회의 테스트를 통해 정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북한이 시험 발사를 강행하는 순간 한반도에 심각한 안보 위기가 초래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10일(현지시간)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TV vía / Latin America News Agency. 2020.10.11 |
◆ 전문가 "北, 美 대선 지켜볼 것...차기 정권 따라 발사 시기 저울질"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시험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차기 미국 정권의 대북 정책 변화에 따라 북한이 시험 발사를 강행할 시점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 대선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시험발사 시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미 대선 이후 트럼프와 바이든 중 어떤 정권이 들어설 것인지, 그 정권이 어떤 대북 정책과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보고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이 당선돼 엄격한 대북 정책을 취한다면 북한은 발사 시기를 앞당기려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트럼프가 당선되면 협상의 여지가 있으니 당장의 시험발사보다 우선 상황을 지켜보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미 대선 이후를 내다봤다. 올해를 넘어 내년 미국의 대북 정책 수위에 따라 시험 발사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 교수는 "ICBM 테스트를 위해서는 6·12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트럼프 간 합의 사항을 먼저 무효화해야 한다는 점이 북한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차기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제재를 시행하는 등의 태도로 북미 정상 간 합의사항을 먼저 깨야 시험 발사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올해 내는 어렵고 내년에 가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발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yooksa@newspim.com |
◆ 김연철 前 장관 "北 도발 방지는 숙제...내년 1월까지 계기 마련해야"
시험 발사로 국제 정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 대선 이후부터 내년 1월 당대회 전까지 우리가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이 무기들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서는 시험 발사를 해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시험 발사를 하게 되면 국제 정세가 굉장히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전략적 도발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숙제로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는 수순이지만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들이 적지 않은 만큼 상황을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당대회를 앞두고 정세에 대한 평가를 해야 되고 전략적 방향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면서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열병식에서는 대체로 보면 상황관리를 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앞으로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협상을 새롭게 또 시작할 수 있는 계기들도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가 잘 준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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