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부양책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진통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투자자들 사이에 부양책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면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3주간 최저치로 하락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경제 지표 호조 이외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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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인덱스 3년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9일(현지시각)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6% 하락하며 93.0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가 0.6% 상승하며 1.1830달러에 거래, 유로화가 오름세를 나타냈고 달러/엔은 0.4% 떨어진 105.61엔을 기록해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호주 달러화가 1% 이상 급등했고, 영국 파운드화 역시 0.8% 랠리했다. 이 밖에 멕시코 페소화가 1.2% 가량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양책 규모를 종전 제시했던 1조6000억달러에서 1조8000억달러로 높일 것을 백악관에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입원했던 그는 퇴원 직후 부양책 협상을 전면 중단시켰지만 불과 수 일 사이에 입장을 급선회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1조8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패키지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2조2000억달러에 여전히 못 미치는 금액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만큼 협상 타결 여지가 높아졌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CIBC 캐피탈 마켓의 바이팬 라이 북미 외환 전략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부양책을 놓고 다소 다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권의 마찰이 모두 해소되지 않았고, 대선 이전 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장기 연휴를 마친 뒤 9일 거래를 재개한 위안화는 역내시장에서 1.2% 급등, 달러/위안 환율이 6.7091위안까지 밀렸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도 환율은 6.6976위안까지 하락했다.
이는 일간 기준으로 2016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 기록에 해당한다. 9월 미국 대통령 후보의 1차 TV 토론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한층 더 상승한 데 따른 반응이라는 진단이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