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제주항공·진에어 제외하면 '잠재적 매물'
산은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도 어려워" 걱정
"공급과잉 해소 불가피…업계 내 기업결합 지원해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합병(M&A) 무산으로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물론 티웨이항공까지 상당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마저 매각설이 나오면서 업계 내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를 제외한 LCC들이 시장에서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채권단 관리를 거쳐 매물로 나올 거란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을 포함한 3곳 외에 모든 항공사가 매물로 나오는 셈이다.
항공업황 부진 장기화로 작년부터 진행돼 온 M&A가 무산되면서 업계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과 M&A 무산 직후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나선 이스타항공은 인수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10월 중순 사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8곳의 후보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분리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매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통매각뿐만 아니라 분리매각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업황 상황을 고려할 때 매물로 내놓더라도 인수자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의미다.
매각 가능성을 부인한 티웨이항공 역시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결정한 유·무상증자를 통해 모회사인 티웨이홀딩스의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티웨이홀딩스의 모회사인 예림당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주식 1주당 0.2주의 신주를 무상증자로 발행하기로 함에 따라 모회사의 지분율은 줄어들 전망이다. 티웨이홀딩스는 현재 티웨이항공 지분 58.32%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신생 항공사인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까지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은 최근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생 항공사들은 기재를 적게 도입하거나 아직 도입 전이어서 다른 항공사들에 비하면 고정비는 적은 상황이어서 오히려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가 7대로 다른 LCC 대비 규모가 작은 에어서울 역시 상대적으로 매각에 수월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업계 내 매물이 쏟아질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적정한 시장가격을 받고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황 회복을 가늠하기 힘든 만큼 당분간 인수자가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역시 이런 점을 우려하며 분리매각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분리매각 방침을 정한다 해도 당장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산은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최근 에어부산의 8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투입하기로 한 300억원 역시 사실상 산은 지원인 셈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항공업황에 대한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 내 기업결합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업계 내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M&A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장 재편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