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찰법 개정안을 두고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가 미비하다며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참여한 경찰개혁네트워크(경찰개혁넷)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개혁의 핵심은 어떻게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에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찰위원회 인사권 및 감찰요구권 등 강화된 권한을 부여해 경찰에 대한 통제기구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정부의 경찰개혁방안, 이대로 통과 되어서는 안된다, 김영배 의원의 경찰법 개정안에 대한 평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0.09.22 kilroy023@newspim.com |
경찰개혁넷은 "경찰의 권한 남용 및 인권침해 사안을 조사할 수 있도록 옴부즈맨과 독립적인 감찰관 설치, 국가인권위원회 역할이 강화돼야 하는데 김 의원안은 이런 내용이 전혀 반영돼있지 않다"며 "특히 경찰위원회는 위원회 권한과 위상, 위원 수와 지위·임명방식·임기 등에 있어 현행 경찰법상 경찰위원회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4일 경찰 사무를 국가경찰 사무와 자치경찰 사무로 나눠 지휘·감독권을 분산하는 방식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경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별도 조직을 신설하지 않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사실상 업무를 함께 보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또 경찰에 대한 통제를 위해 국가경찰위원회와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내용도 담고 있다.
한상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건국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은 "경찰은 수사종결권 확보 등으로 지난 권위주의 체제에서 누렸던 권력을 다시 확보하게 됐다"며 "하지만 경찰 권력을 통제하고 분산·감시할 수 있는 어떤 체제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치경찰 등은 명목상 외관만 갖추고 있을 뿐 오히려 13만에 달하는 경찰 인력에 대한 모든 권한을 경찰청장에게 집중시키고 있다"며 "자치경찰의 실질적 도입을 비롯해 안보수사권 같은 기획 수사 문제도 본질적으로 바꾸는 등 국민들의 민주화 개혁 의지에 부합하는 경찰개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총무위원장은 "김 의원안은 외부 통제기구로서의 옴부즈만이나 감찰관 설치, 국가인권위원회의 감시역량 강화에 대한 고민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경찰위원회 역시 기존 명칭에 '국가'만 추가한 데다 오히려 권한에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 추천권'과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의결에 대한 재의 요구권'을 추가해 자치경찰위원회에 강력하게 개입하는 통로로 이용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경찰제 역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시·도 경찰청'이라는 한 지붕 안에 두고 지휘·감독 권한만을 구분하고 있다"며 "결국 자치경찰 조직도, 업무도, 관서장 임명권도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자치경찰제 도입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경찰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경찰에 대한 민주통제 강화"라며 "현재 경찰청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이름뿐인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해 적절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민 민변 변호사는 "정부는 이번 안에서 이번 자치경찰제 도입이 도입 자체로 의의를 둔다고 하는데, 이렇게 과도기적 제도를 섣불리 도입하면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어 전면적인 자치경찰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치안, 경비 등의 사무를 모두 자치경찰에 이양하고, 이들이 경찰청장 지휘·감독 권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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