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코로나19 대응, 리서십 자질, 인종차별 등 부각
경제 우려 목소리,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 지지자가 더 높아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쟁점에서는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난히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경제 운영 면에서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양날의 검'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같은 당 후보인 조 바이든에게 경제적 사안을 부각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까지 여러 여론조사들을 분석한 결과, 경제 사안을 중요하게 보는 유권자들은 실제 경제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는 당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여당 지지자는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보는 반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실업률은 올라간 한편 주식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따라 경제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진 점도 올해 대선에서 경제 사안에 비중이 작아진 요인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문구가 회자된 과거 미국 대선 사례와 비교했을 때, 올해는 경제보다는 코로나19(COVID-19) 사태 대응, 리더십 자질과 인종차별 사회적 문제 등이 더 큰 사안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대선 전국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몬머스대학은 최근 몇 달 들어 개인의 경제적 삶이 나아졌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을 뺐다. 질문에 대한 응답이 다른 쟁점에 대한 응답과 연관성이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패트릭 머레이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 간 화합과 지지 충성심을 포함한 다른 이슈들의 중요도가 급부상하면서 그동안 유권자들의 투표를 좌우로 움직이게 한 경제 요인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인의 경제에 대한 생각은 당파적으로 나뉘었다. WSJ와 NBS뉴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직후 공화당 지지자의 88%가 미 경제가 나빠졌거나, 그저 그렇다고 답변한 반면 오늘날 96% 민주당 지지자들이 같은 답을 했다. 미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뒤바뀐 것이다.
미국 월마트에서 쇼핑하고 있는 한 여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가운데 샌더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후보가 유세에 경제 요인을 더 부각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경제에 대해 꽤 강력한 정책들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해 더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가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샌더스 의원이 바이든 선거 캠프가 민주당 내 좌파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이후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등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캠프가 이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샌더스는 "바이든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을 거론할 것이다. 그는 시간당 15달러의 최저임금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사안이 미국인들의 대선 투표 결정에 덜 중요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편으로는 좋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악재라는 관측이 나온다.
좋은 소식은 그가 올해 경제 위기로 인해 유권자들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인데, 지난 7월 WSJ/NBC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대처에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은 54%로 지난해 8월 조사 때보다 5%포인트(p) 올랐다.
나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 보다 더 나은 '경제 대통령'으로 보는 유권자들이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WSJ/NBC 여론조사에서 48%가 트럼프 대통령을 나은 경제 지도자로 응답했지만, 그에게 투표하겠다는 이들은 41%에 불과했다. 반면,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50%에 달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