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며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배럴당 3.01달러(7.6%) 급락한 36.7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은 2.23달러(5.3%) 하락한 39.78달러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 선물은 모두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WTI와 브렌트유 스프레드는 지난 8월 20일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영국과 인도, 미국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는 원유 수요 전망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 하락을 볼 때 시장이 원유 수요 둔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파올라 로드리게스 마이수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급격한 하락은 올해 남은 기간 원유 수요 전망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석유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10월 아랍 경질유의 공식판매가격(OSP)을 낮췄다는 소식도 수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며 유가를 압박했다.
지난 4월 WTI가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하는 등 약세를 보인 이후 유가는 전 세계의 경제 재개방 속에서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그런데도 유가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주 WTI 가격은 4주간의 오름세를 마치고 7.45%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코로나19의 타격으로부터 원유 수요가 회복하는 데 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전기차 사용의 확산으로 2030년 원유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도 이날 유가를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다시 중국 경제와 단절(디커플링)을 언급하며 갈등을 고조시켰다.
지난 7월 이후 정체된 미국의 부양안 논의도 유가 하락 재료가 됐다. 콘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오그래디 수석 부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재정 지원의 부재가 시장을 괴롭히기 시작했다"면서 "이상에 못 미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규제와 함께 맞물려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원유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값은 한 주간 최대치로 올랐다.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8.90달러(0.5%) 오른 1943.2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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