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국의 중재로 3차 평화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not fair)"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더 큰 나라인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 더 쉬울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는 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발언이) 단지 그의 전술일 뿐이고 실제 결정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와 37분간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협상과 관련된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원칙 등을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하지 않은 도네츠크주(州) 북서부를 포함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넘기라고 요구하는 억지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와 협상 결과 도출된 방안은 국민투표에 부쳐질텐데 그 내용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철수하고 우리의 주권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시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면 부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왜 우리가 추가로 영토를 포기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며 "우리 국민들은 정서적으로 이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나도 미국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합의가 현재의 전투선을 그대로 동결하는 것이라면 국민들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현재 돈바스 지역의 두 개 주(州) 중 루한스크는 100% 장악했고, 도네츠크는 약 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이 도네츠크 북서부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어 러시아 군은 지난 2022년 2월 전면 침공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이곳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점령지를 포함해 돈바스 전역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이번 평화협상의 핵심 쟁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와의 협상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러시아 측의 억지 주장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돈바스 지역에서 양국 군대가 철수하고 이곳에 비무장지대를 만들자는 우크라이나 주장은 러시아가 거부하고 있다.
그는 미국측 협상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에 대해 "그들은 러시아가 진심으로 전쟁을 끝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우리 측에 전하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측 협상팀과 조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트코프와 쿠슈너에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실패한 이야기'로 생각하는 평화 비전을 내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나는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18일 전날에 이어 이틀째 3차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