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가 일본 선박에 의한 기름 유출 사고로 생태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일본 나가사키 해운 소유의 벌크선 MV와카시오호가 산호초에 부딪치며 좌초된 후 지난주부터 선박에 있던 기름이 유출돼 지금까지 대략 1000t이 기름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장에서 기름 제거 작업에 참여한 환경운동가들은 죽은 장어와 불가사리들이 검은 기름에 뒤덮힌 채 폐사해 바다에 떠다니고 있으며, 바닷게와 바닷새들도 죽고 있다고 전했다.
모리셔스에 좌초된 일본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이 검은 띠를 형성하며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MV와카시오호에는 아직도 2000t 가량의 기름이 남아 있는데 선박이 반으로 완전히 쪼개질 경우 이마저 유출될 수 있어 당국자와 자원봉사자, 현지 주민들까지 나서서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며 방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모리셔스 정부는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모리셔스에 전문가와 해군 함정, 군용기 등을 파견했다.
다만 지난달 25일 배가 좌초하자마자 대응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또한 일본 선박의 사고로 발생한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파견한 국제긴급원조대는 고작 6명으로 구성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기름 유출로 20년에 걸친 생태 회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모리셔스 정부는 2000년부터 모래 채취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로 산호초 복구에 힘써왔다. 하지만 석유 속 무거운 입자들이 산호초를 뒤덮으면 상당 범위의 산호초가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피스 측은 "모리셔스 해안 생물 수천 종이 위기에 처했고 모리셔스 주민들의 경제와 식량안보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엔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화산섬 본도와 로드리게스섬 등으로 이뤄진 모리셔스는 '천상의 섬'으로 알려질 만큼 투명한 바다와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세계적 휴양지다.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 남서부에 위치한 제주도 면적 정도의 섬나라로,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68년 독립했다.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주민 130만명 중 인도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방재 작업에 나선 자원봉사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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