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랩' 선공에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 응수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업체 간 빅데이터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이버가 포문을 연 가운데 카카오는 최근 자사 빅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고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논의하는 등 네이버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다양한 플랫폼의 빅데이터를 이용자가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Kakao Data Trend)'를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카카오가 지난달 카카오데이터트렌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공=카카오]2020.08.03 yoonge93@newspim.com |
◆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 한국 대표 빅데이터 조회 플랫폼으로 키울 것"
카카오 데이터 트렌드는 포털 다음(Daum)의 통합 검색어 정보를 기반으로 검색어를 입력 후 ▲기간 ▲기기 ▲성별 ▲연령 ▲지역 등의 기준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최대 5개의 검색어를 동시에 입력해 각 검색어의 데이터를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으며, 모든 데이터는 차트 형태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또, 조회한 내용을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어 직접 데이터를 가공해 연구나 리서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검색어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 이동 데이터, 멜론의 음악 청취 데이터 등 보유 플랫폼의 데이터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는 검색어 데이터만 제공하지만 향후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츠와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추가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카카오데이터트렌드를 한국을 대표하는 빅데이터 조회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의 이 같은 행보는 자연스레 네이버와 오버랩된다. 네이버는 이미 2016년 베타버전을 선보인 '데이터랩'을 통해 검색어 추이, 업종별 검색 사용자 수, 아파트 실거래 지표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후 네이버는 급상승 검색어 이력을 추가하고 검색어 추이 확인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는 등 공개하는 데이터 범위를 늘려왔다.
현재는 데이터랩에서는 급상승 검색어, 검색어 트렌드, 쇼핑 인사이트, 지역 통계, 댓글 통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네이버는 지난 2016년부터 데이터랩을 통해 데이터를 무료 개방하고 있다. [제공=네이버] 2020.08.03 yoonge93@newspim.com |
◆ 카카오 vs. 네이버 '빅데이터' 전쟁…업계 "데이터 공개 가속화" 전망
카카오는 최근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를 이어가는 등 네이버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간 임대 형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왔지만, 데이터 이코노미 시대에 맞춰 전폭적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단, 카카오 측은 데이터센터 설립과 관련해 "검토 중이긴 하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각'이라고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데 이어, 지난해 세종특별자치시에 제2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간 경쟁이 빅데이터 서비스까지 번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데이터3법이 오는 5일부터 시행되면서 데이터의 가치가 어느때보다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는 두 기업"이라며 "데이터3법 시행으로 양사 간 빅데이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고 포털의 데이터 공개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원격으로 참여해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 가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데이터 개방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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