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달러 약세 헤지 역할 제대로 했는지 의문"
"최근 금값, 과도한 강세 심리로 오른 점 부담돼"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달러화 약세에 대한 헤지(hedge) 전략의 대상으로 잘 알려진 금보다 해외 주식을 사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의 마크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지난 28일자 기고문에서 금이 달러화에 대한 헤지 수단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판단하려면 해외 주식 성과와 장기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골드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런 주장은 달러 약세 때 금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대조적이다. 통념을 반영하듯 지난 5월 중순부터 달러화지수는 7%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금값은 11% 올랐다.
헐버트 씨는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 달러로 표시된 해외 주식의 상승률은 '환율 효과' 덕분에 현지 통화로 환산했을 때보다 크기 때문에, 미국 투자자에게는 비(非)미국 주식이 매력적이라고 전제한 뒤 자신의 주장을 전개했다.
그는 먼저 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거래된 1973년부터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달러 약세 시기에 금 매입을 통한 헤지 효과는 해외 주식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분석에 따르면 1973년 이후 12개월 실현 수익률 기준으로 MSCI 유럽·오스트랄라시아·극동(EAFE)지수(이하 달러 표시 기준)와 금 가격의 '결정계수(r-squared)'는 각각 27%, 12%다. 이는 금값 변동분의 88%가 달러화 이외의 요인에 결정된다는 얘기이자 금의 헤지 효과가 해외 주식의 5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결정계수는 한 개의 데이터(달러화지수)가 다른 데이터(금이나 해외 주식 가격)의 변동폭을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통계적 척도다.
헐버트 씨는 또 달러 약세에 대한 금의 실망스러운 헤지 성과를 증명할 방법이 한 가지 더 있다며, 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금값을 현재(7월)의 달러 가치로 환산·조정해 명목값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차트 상에서 1973년 이후 명목 금값과 조정 이후의 금값 추세는 서로 격차를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가 제시한 차트에 따르면 두 그래프 모두 비슷한 추세는 그리지만 이격이 확인된다. "금이 달러 약세 헤지에 좋은 수단이라면 조정 이후에도 (차트 상에서) 더 작은 격차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금값을 결정한 요인 중 하나로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달러화 약세의 영향보다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과도한 강세 심리가 역대 최고치로 솟아오른 현 시세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헐버트 씨는 "이는 금의 단기 전망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결론적으로 지금은 금이 달러에 대해 헤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달러 약세 때 환율 효과와 더불어 거시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가 금을 사는 것보다 좋다고 했다. 그는 "달러 약세를 헤지할 때 금은 찾지 말라"고 했다.
[자료= 마켓워치 재인용, 헐버트레이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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