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미국 달러화가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가 크게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에도 확진자가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고 미국의 경기 부양책 지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2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0.37% 하락한 94.35를 나타냈다. 22개월 최저치다. 달러 인덱스는 한 주간 1.7%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주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주간 2% 하락, 지난 3월 이후 가장 크게 밀렸다.
달러/엔 환율은 106.15엔으로 달러가 엔화 대비 0.67% 하락했다. 장중 105.68엔까지 하락하며 3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 [출처=로이터 뉴스핌] |
캠브리지글로벌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코로나19 2차 유행은 미국 전역의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어 달러 반등 가능성을 누르고 있다"며 "반면 세계 경제의 다른 곳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08만명을 넘었고 14만4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가 8만명, 사망자는 1천여명 증가한 수치다.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수주째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공개가 지연 가능성도 달러에 새로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행정부가 세부사항 검토를 위한 시간을 요청했다"며 전날 추가 부양책 공개를 다음 주 초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추가 부양책에는 이달 말로 종료되는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 지급 연장 여부 등이 포함됐는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실업 수당 지급 종료와 소득 절벽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과 중국 간 외교 분쟁도 달러화를 압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맞서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미국은 이날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에서 도를 넘는 스파이 활동이 벌어졌으며 가장 심한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로/달러 환율은 1.1657달러로 달러화 대비 0.51% 상승, 2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운드/달러는 1.2795달러로 0.42% 올랐고 호주달러는 0.7107달러로 0.13%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의 7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비치는 54.8로 6월 48.5에서 가파르게 반등했다. 금융시장 전문가 예상치는 51.1이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0.07% 하락한 7.0117위안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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