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COVID-19) 와 중국 문제에 대해 상반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한 압박에는 더욱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1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이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 변화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상당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마스크를 쓴 자신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고 "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고 적어 주변을 어리둥절케 했다. 백악관 브리핑이나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부터 중단했던 코로나19 일일브리핑도 석달 만에 재개했다. 그는 지난 23일 브리핑에선 자신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예정이었던 플로리다 전당대회를 취소하다고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코로나19 감염 확산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지지 군중이 모인 가운데 전당대회를 치르겠다고 장담해왔다.
그는 이날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지역의 학교 수업 정상회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학교 문을 열고 정상적인 수업을 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을 중단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코로나19 회군' 배경은 간단하다. 최근 자신의 정치적 텃밭이자 대선 승부처로 불리는 남부지역과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지지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11월 대선을 불과 100여일 남긴 상태에서 실패한 코로나19 정책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읽힌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선거 캠프는 대신 국면 전환용 희생양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 등 극단적 수단을 동원해 중국에 대한 총공세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제 백악관이나 국무부에선 중국 정부란 표현보다는 '중국 공산당'이란 자극적인 표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야당인 민주당도 반대하지 못하는 이슈다. 그만큼 미국인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에도 강력히 어필할 수 있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최근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무리수가 되더라도 밀어붙이겠다는 심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전망이 흔들릴 수록 지지층을 겨냥한 돌발 정책과 깜작 카드에 더 집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마다 국제정세도 함께 요동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