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한혜진에 "2억원 배상" 판결…2심 "배상책임 없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배우 한혜진(39)씨가 한우 홍보대사 행사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수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휘말렸으나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3부(심준보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회)가 한씨와 광고대행사 SM C&C를 상대로 제기한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2020.03.05 jjy333jjy@newspim.com |
위원회는 지난 2019년 1월 SM C&C를 통해 한씨와 1년간 모델료 2억5000만원의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한씨가 영상과 인쇄물을 1차례씩 촬영하고 행사에 3차례 참석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서에는 한씨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모델료의 2배를 배상한다는 조항이 달렸다.
2019년 6월 위원회는 SM C&C를 통해 한씨에게 추석 무렵 청계천에서 열리는 한우직거래장터 및 한우데이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한혜진씨는 당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던 남편 기성용 선수의 이사를 이유로 행사에 불참하자 위원회는 한씨와 SM C&C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고 이들에게 총 5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한씨는 계약 당시부터 해당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참했는데, 이는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고 한씨만 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한씨가 3차례 행사에 참석하기로 계약했을 뿐 '한우 먹는 날' 행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계약서에는 '단 행사 내용 및 일정은 상호 협의 후 진행한다'고 돼 있는데, 이는 계약 당시 한씨가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정해져 있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며 "이 행사가 위원회에게 중요하고, 광고모델 필수참석을 계약상 의무로 한씨에게 주장하려면 한씨의 동의 하에 그 내용이 계약에 명확히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이를 명시하지 못한 이유로 장소 문제로 날짜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그렇더라도 필수 참석 행사를 명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한씨가 구두로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이 행사에 필수적으로 참석하겠다'고 명시적·묵시적 약속을 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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